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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 딸입니다 ㅣ 푸르른 숲 20
조 비테크 지음,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8년 11월
평점 :
나는 당신들이 손가락질하는 매춘부의 딸입니다
「나는 …의 딸입니다」
책의 소개글을 읽고 선택한 책이었기에 책의 제목의 쩜쩜쩜이 뭘 의미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다소 부담감 있는 주제이기에 한참을 고민하다 읽기 시작했는데, 참 가슴아픈 소설이었다. 매춘부의 딸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건 아니었지만 한나는 엄마의 딸로 태어났고 자신의 소개를 할때 붙는 성을 부끄러워했다. 동네사람들이 엄마를 보며 손가락질 하듯 그녀를 보며 손가락질을 했기에 그녀는 늘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다. 이젠 어린 한나가 아니기에 엄마가 어떤일을 하는지 엄마의 손님들이 왜 남자여야만 했는지 알고있기에...
그러던 어느날 한나는 엄마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마주앉아 엄마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된다. 엄마의 나이 고작 열살에 삼촌은 엄마를 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던 엄마는 어느순간 소리지르기를 멈췄고 어서빨리 일을 끝내고 삼촌이 물러나기만 바랬다. 아무도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기에 그저 그 순간이 빨리 지나가버리길 바란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에게 가슴설레게 하는 외국인이 나타난다. 귓속말로 그녀에게 달콤한 이야기를 했던 외국인을 따라 엄마는 도망쳤고 믿었던 사람에게 돈과 여권 그리고 마음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가 눈떴을때 그녀는 침대에 묶여있었다.
힘센 남자들은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몹쓸 주사를 놓기 시작한다. 그렇게 엄마는 의식을 잃어갔고 엄마는 사람이 아닌 돈을 주고 소유하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엄마는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수많은 남자들을 만났고, 매춘의 훈련이 끝났을땐 마약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마약중독자가 되어 파리로 옮겨졌고 그녀가 꿈꿨던 파리는 지옥이 되어 있었다. 엄마의 나이 열일곱살 때의 일이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생겼다. 이 이야기를 하는 엄마는 한나가 엄마를 살렸다고 이야기 한다. 아이가 생겼기에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겼고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아이를 느끼며 그곳에서 벗어나기위해 도망쳤다고 한다.
지금 머문 동네에서 사람들은 엄마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하지만 엄마의 손님은 동네 아저씨들이었다. 그리고 한나의 나이 열두살때 또래 친구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위험에 처하게 되고 소리를 질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그곳에서 벗어난 한나는 그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자들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이지만 도망쳐야만 했다. 살기위해...
"달리기, 사생활 드러내지 않기, 남의 눈에 띄지 않고 공부하기. 그것만이 나의 구원이었다." (55쪽)
매일달리는 길 그곳에서 한나는 놀란을 만나게 사랑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그런 한나에게 다가온 놀란은 한나와 시작하기 전 자신의 과거를 거침없이 이야기 하고 한나는 아주 느리게 아주 천천히 놀란과 가까워진다. 엄마를 보며 느꼈던 남자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놀란은 한나의 속도에 맞춰 한나에게 느리게 다가선다. 그리고 자신이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다시 만나고 싶지만 선뜻 얘기하지 못하는 한나. 그녀의 잘못이 아니지만 한나는 모든게 자신의 죄인듯 숨어살려고만 하는듯 해 안타까웠다.
엄마를 욕하는 동네사람들! 하지만 엄마의 손님은 모두 동네사람들이라는 말에 머릿속에 수 많은 생각들이 지나간다. 하루에 두명과 키스를 한 여자는 헤픈 여자이지만 하루에 두명과 키스를 한 남자는 선망의 대상이라는 말... 참 이상한 세상에 살고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우리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기에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