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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다이어리
김지원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평점 :
아이보다 엄마가 우선인 '나쁜 엄마' 의 행복 육아법!
「나쁜 엄마 다이어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마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난 그런 엄마가 아니다. 이런 내 모습들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에서 난 나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한 모습의 엄마를 발견했다.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엄마의 이야기이기에 공감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물론 그녀는 나보다 더 현명한 엄마였으며, 자기 자신을 무척 사랑하는 너무도 멋진 없마였다. 누군가는 이기적이라 수근거릴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녀의 일상에 부러움을 느꼈다.
난 한때는 뚝심있게 나의 교육철학을 유지해나갔다. 어릴수록 밖에서 뛰어 놀아야 한다는 것!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그보단 자신이 뭘 하고싶은지 꿈이 뭔지에 대해 관심이 더 많았다는 것! 사교육은 아이들이 필요로 할때 아이들 스스로 나에게 요구할때 시작하면 된다는 것! 등 나름의 생각들이 있어 주변의 간섭에도 꿋꿋하게 지켜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 고학년을 넘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는 시점에 가까워지기 시작한 요즘이다. 주변에 넘쳐나는 카더라통신과, 듣고 싶지 않아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주변 엄마들의 이야기와 그녀들의 실적(?)들은 내 이런 의지에 조금씩 조금씩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난 여전히 나의 교육철학을 유지중 이지만 정말 많이 흔들렸고, 나의 아이만 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은 후 난 나의 마음을 다잡을수 있었다.
작가의 어린시절은 유복하지 않았다. 부모는 이혼을 했고 지독히도 가난해 자신의 수업료와 교복구입비를 스스로 해결해가며 학교를 다녀야 했다. 충분히 삐뚫어졌어도 환경이 그랬으니까 라며 끄덕일만한 가정환경속에서도 그녀가 바르게 자랄 수 있었던건 책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40분을 걸어가야만 하는 시립도서관에 빠져 그 먼 거리를 걸어다녔고 책에 빠져 시간을 보내곤 했다고 한다. 그렇게 꿈 많은 소녀가 성인이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고달픈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자유분방한 그녀는 육아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와 부정맥이 생겼고, 스트레스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서서히 약해진 몸은 결국 자궁암에 걸리게 된다. 다행히 수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그녀는 자신의 삶에 전환점을 맞게된다. 자기 자신을 좀더 사랑하는 삶을 살기로 한 그녀는 나쁜엄마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그녀는 나쁜 엄마가 아니라 생각한다. 너무도 현명하고 똑부러지는 멋진 엄마일 뿐....
그녀는 1년에 2주간 엄마휴가를 보낸다.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그리워져 더욱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일주일에 하루 그녀에겐 안식일이 주어진다. 힘들게 일한 당신 쉬어라~ 라는 의미로 하루정도는 음식도 청소도 빨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하고싶은 것들을 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밥도 하루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들로 준비해 둔다고 한다. 시리얼, 과일, 삶은계란, 군고구마, 라면 등 밥이라 하기엔 조금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하루정도는 그렇게 먹어도 괜찮다는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이에 동의할 엄마들이 많지 않다는 건 알지만 나 역시 그녀의 생각에 동의한다.
영양가 있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들로 식사를 해결하고, 하루중 한번은 아이들이 설거지를 하며, 20대가 되어 독립시킬 아이들을 위해 30만원씩 적금을 넣고, 자신이 행복해야 아이들 역시 행복하다는 신념하에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녀. 누군가는 너무도 이기적이고 철없는 엄마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 그녀는 현명하게 시간을 활용하고, 힘든 것들을 분산해 공유하며, 엄마로서의 삶과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삶에 조화를 이루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행복한 엄마로 보인다. 자신의 취미를 즐길줄 알며,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줄 아는 그녀처럼 더 많은 엄마들이 그녀와 같은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물론 나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