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기생충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시온 그림, 현정수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부터 열까지 온전하지 않고, 하지만 틀림없이, 그것은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기생충

두대의 공기청정기가 돌고, 소독약 냄새가 흐릿하게 떠돌았다.

마룻바닥은 새집처럼 닦여 있고, 빨래 건조대에는 일회용 라텍스 장갑과 수술용 마스크,

제균용 스프레이와 물티슈등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의복이며 가구 대부분은 하얀색이나 그것에 가까운 색이었고,

옷장에는 포장을 뜯지 않은 새 와이셔츠가 몇장이나 쌓여 있었다. (15쪽)

마치 수술실을 떠올리게 하는 극도의 청결감이 느껴지는 이 설명은 방안을 묘사한 글이다. 극심한 결벽증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27세 코사카 겐코의 방안 모습인 것이다. 그는 어릴절 어머니의 죽음 이후 결벽증이 심해졌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서도 1년이상 회사에서 버텨낼 수 없을만큼 힘든 나날을 보냈다. 회사를 옮기기를 몇차례.. 그는 현재 병실과도 같은 집안에 틀어박혀 생활하고 있다. 그런 그의 취미는 멀웨어 (바이러스) 를 제작하는 것이었는데, 12월 24일 발생하는 멀웨어를 만들어내고 퍼트린 이후 한 남자가 그에게 찾아온다.


메시지가 도착하고 동시에 인터폰이 울린다. 자신이 베시지를 보낸 사람이며 이름이 '이즈미' 라 말하는 중년의 남성은 코사카의 모든걸 알고 있다며, 협박과 함께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멀웨어를 제작해 유포한다는 걸 경찰에 알리겠다 말하는 이즈미의 첫번째 요구는 어린아이의 친구가 되어주라는 것이었다.


다음날 이즈미의 요구대로 어린 아이의 친구가 되기위해 이즈미가 말한 장소에 찾아가고, 10대 소년을 상상하던 그의 눈앞엔 담배를 입에 문 17세 정도의 소녀가 나타난다. 조심스럽게 소녀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고싶다 말하는 코사카를보며 모든걸 알고 있다는 듯 이즈미의 이야기를 꺼내고 이전에도 이런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찾아왔음을 알게된다. 잠시 대화를 하게된 사나기는 코사카에게 받게된 돈의 반을 요구하고 이를 받기위해 다음날 코사카의 집에 찾아가기로 약속하고 자리를 벗어난다.


코사카의 집! 그곳은 코사카에게 있어 성역과도 같은 곳이었기에 코사카에겐 크나큰 위기가 닥치게 됐음을 인지하고, 다음날 찾아온 시나기를 보며 소름끼치는 공포를 맛보게 된다. 코사카에게 있어 불결의 상징은 타인이었기에 사나기의 방문은 어렵게만 느껴졌고, 그녀가 머물다 간 이후 청소와 샤워를 반복하며 남모를 고통을 호소한다.


다행히도 코사카와 사나기는 서로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이후 급속도로 친해짐을 느낀다. 대화를 통해 사나기가 왜 학교에 가지 않게 된건지 알게된 코사카는 자신 역시 결벽증이 있다며 속내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코사카와 사나기는 함께 자신들의 병(?)에 대한 재활치료를 하기로 다짐하고 함께 힘겨운 외출을 시도한다.


서로에게 점차 호감을 느껴가던 코사카와 사나기. 하지만 불현듯 사라져 버린 사나기는 다시한번 이즈미와 함께 코사카의 눈앞에 나타나고 코사카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신종 기생충이 머릿속에 있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는게 머릿속 '벌레' 에 의한 것이라는 말을 듣게된다. 치료를 통해 벌레를 없앨 수 있으며, 벌레로 인해 생겼던 결벽증과 함께 사나기에 대한 사랑도 식게 될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둘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결벽증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힘들어 했던 코사카와, 사람하고 눈 마주치는게 무서워 등교를 거부하는 소녀 사나기! 꼭두각시 사랑이었다 해도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게 느껴졌다. 슬픈 반전... 조금은 징그럽게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너무도 슬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어 책을 덮으며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