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남은 시간이 파도에 침식되는 기분이 들어요.  뇌가 속에서 조금씩 무너지는 기분이."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가나가와현 하야마초 바닷가에 자리한 호스피스병원인 하야마곶 병원 312호실. 그곳엔 최악의 뇌종양이라 불리는 글리오블라스토마 환자가 있다. 그녀의 나이는 이제겨우 28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이 머무르는 그곳에서 유가리 타마키는 머릿속에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야마곶 병원에 수련의로 오게된 우스이 소마. 그는 과거에 발이 묵여 가족들을 위해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청년이다. 부유했던 당시 믿었던 여직원의 횡령과 아버지의 외도로인해 그들의 삶은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졌고, 여직원과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을 보내온 아버지를 원망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며 살아간다.


하야마곶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로 만난 유가리와 소마는 첫눈에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서서히 서로의 마음을 나누기 시작한다. 그렇게 서로의 아픔을 조금씩 벗어나게 된 둘이 함께 나눈 시간은 한달이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기 시작하고, 병원을 떠나게 된 소마는 마지막 날 유가리에게 고백을 하려 한다. 하지만 결국 소마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게되고 그 순간을 후회한다.


여러날 편지를 보내던 소마는 친구의 말에 하야마곶 병원을 찾아가 제대로 고백을 하려 하지만 기차를 타려던 순간 찾아온 변호사를 만난 후 여러날 후회를 하며 지낸다. 변호사는 유가리의 유언을 집행하기 위해 그에게 일정금액의 유산이 있다고 말을 하고 그제서야 아직 고백도 하지 못한 유가리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걸 알게된다. 그것도 4일 전...


고백도 하지 못하고 그녀를 잃은 소마를 보며 안타까웠다. 소마가 병원을 떠나는 날 자신에게 고백할거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이를 외면했던 유가리의 행동역시 안타까웠다. 분명 서로 대화가 통하고 서로에게 평생의 반려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느껴졌음에도 시작도 해보기 전 끝나버린듯한 상황들에 마음이 아팠다.


물론 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거듭된 반전과 진실을 알기위해 그녀의 행적을 쫓는 소마를 쫓으며, 내 머릿속에 떠올려 볼 수 있는 상황들을 수없이 떠올려 보았다. 자신이 가고자 했던 길을 포기하고 그녀의 행적을 쫓는 그를 보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껴졌다. 책을 덮은 후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요즘들어 소설책을 자주 읽게 되면서 뒷 이야기들을 상상해보곤 하는데, 왠지 이 책의 뒷 이야기는 더이상 떠올려보고 싶지 않다. 이 책이 끝나는 그 순간이 그들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느껴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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