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반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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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에서 배우는 '지금을 사는' 행복론

 

마흔에게

 

20P /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중략) '산다' 는건 다시 말해 '나이를 먹는다' 는 겁니다. 

첫 문장이 유독 눈에 오랫동안 남는 이유는 이제 나의 나이도 '성장' 이 아닌 '쇠약해진다' 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듯 하다. 십년에 한번씩 숫자일뿐이던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면서 이젠 단순히 숫자가 아님을 실감해 가고 있다. 제대로 나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커가는 것만봐도 예전의 철부지 어린 소녀는 이제 나에게서 멀리 가버린 듯 하다. 이 책이라면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예순살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해 이제는 한국어로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무척 놀라웠다. 그런 그에게 다가와 예순 네살에 중국어 공부를 시작해 (현재 칠십대 중반) 현재는 통역 가이드를 하고 있다는 남성은 '공부는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 며 격려해 주었다고 했다. 두 사람에게 있어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아무런 장애물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 마음 먹고서도 진심으로 책한장 넘겨보지 않고 두려워만 하는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70P / 병에 걸려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습니다. '잘사는 것' 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살게 되었다고 실감한 순간 입니다. 

병에 걸려 초반엔 무기력함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그런 시간을 보내며 깨달음을 얻게된 작가의 이야기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만 끼친다는 생각에 힘들어 했지만 생각의 시점을 바꿔보니 누군가에겐 자신이 살아있음이 천만 다행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병으로 인해 가족들 또한 생활에 변화가 생겨 가족들 사이에 공헌감과 의욕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죽음의 고비를 넘긴 후 십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글을 쓰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며 꾸준히 책을 쓰고 있다고 하니 작가에게 있어 병에 걸렸는 의미는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던 듯 하다.


120P / 간병의 고민도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입니다. 게다가 늙은 부모와의 관계는 인간관계 가운데 가장 어렵습니다. 부모자식의 관계는 그어떤 관계보다 가깝고 관계의 역사가 길기 때문입니다. 

나의 부모가 나이들어 나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난 지금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부모를 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부모의 죽음보다 나의 지침이 먼저 시작된다면 어쩌지 라는 고민도 해보게 됐고, 과연 내가 잘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긴병에 장사 없다' 는 옛말을 떠올리니 왠지모를 두려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뿐 닥치지도 않은 순간을 미리 걱정하지 말아야 겠다는 결론말 낼 수 있을 뿐 이었다.


127P / 부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부모를 존중한다는 뜻 입니다. 존중한다면 뭔가를 억지로 강요하거나 말을 거칠게 하지 않겠죠. 

걱정에 대한 답은 책안에 있었다. 부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생각보다 명쾌한 답변에 답답한 속이 뻥 뚫린듯 했다. 나의 나이듦에 대한 고민도, 부모의 노후에 대한 고민도 책을 읽으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듯 했다. 심리학 책이라는 생각보다 마치 한 노년의 작가님의 에세이를 읽는 듯 삶이 묻어난 글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작가님이 소개해주시는 다른 책들도 꼭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다짐도 했다.


'미움받을 용기' 가 젊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중년의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인 듯 하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누구나 고민하게되는 순간이 있기에 책을 통해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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