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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명자 ㅣ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4
장경선 지음, 강창권 그림 / 리틀씨앤톡 / 2018년 9월
평점 :
얼어붙은 땅 사할린에서 고향을 그리는 명자의 노래
「안녕, 명자」
일제 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을 떠난 오빠와 아빠를 그리워하던 명자는 갑작스럽게 돌아온 오빠를 만나게 되고, 가족들을 그곳으로 데려갈 수 있다는 이야기에 기뻐한다. 경주에 살며 학교에 다니고 싶었던 명자였기에 사할린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소식에 명자는 미련없이 짐을 꾸리기 시작한다. 고생끝에 사할린에 도착한 명자는 다음날 바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지만 조선일과 일본인을 차별하는 상황에 분통터지는 일들을 겪게된다.
하지만 모두가 조선인인 명자를 싫어한건 아니었다. 일본인 이지만 친절한 나카무라와 하나코라 불리는 순이는 첫날부터 명자에게 친절을 베풀었고, 나카무라가 배에서 만난 소년이란걸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반장인 기미코만은 조선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절대 친절하지 않았으며, 그들을 업신여기며 모든걸 자기 뜻대로 하려는 이기적인 아이였다.
아버지와 오빠가 탄광일을 하지만 먹고 사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었기에 나름 행복했던 그들에게 다시한번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기침이 너무 심해져 치료를 받고 오겠다며 경주로 간 아버지, 본토로 이중 징용을 가게된 오빠. 결국 그들은 그렇게 다시 헤어지게 되었고, 일본이 전쟁에서 기울어져 가던 시기였기에 다시 만날 순간은 돌아오지 않을 듯 했다. 그러던 중 일본이 전쟁에 졌다는 소문이 돌게되고, 평소 조선인들에게 친절했던 나카무라의 할아버지는 조선인들을 죽이라며 몰래 청년단에게 명령을 내리게 되고, 결국 많은 조선인들은 죽임을 당하게 된다.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명자와 엄마 그리고 명자의 남동생은 조선으로 다시 돌아가지도, 그렇다고 본토로 가지도 못하게 되고 그곳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결국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고 사할린은 소련인들의 손에 넘어가게되고, 소련인들은 조선인들을 무국적자라며 소련으로 국적을 옮기라 말을 한다. 일본과는 달리 조금 더 나은 혜택을 주겠다곤 하지만 조선인들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옹기종기모여 마을을 이루게된다.
현재 사할린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은것이 아니라 올 수 없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겪은일이 아니었음에도 그들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결국 명자는 사할린에서 새로운 국적과 이름을 가지고 살아갔을 것이고, 그들의 후예들 역시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실제 사할린에서 살고있는 그들의 후예들을 만난 작가의 이야기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명자의 모델인 전채련 할머니의 이야기... 그들의 삶을 이 책 한권에 모두 담을 순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당시의 이야기를 나눠보기엔 충분한듯 했다. 물론 학년이 올라가고 더 깊이 있는 책으로 연결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초등학생 아이들에겐 이 책이 딱 적당할 듯 하다.
전채련 할머니의 말씀처럼 우리나라 사람들 중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시키는 사람들! 역사를 바로 잡지 않으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엔 같은 어른으로써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것이었지만 이 책 덕분에 조금은 어렵지 않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기에!!!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