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필요해 - 사춘기 엄마 에세이
은수 지음 / 갈라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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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엄마를 위로해! 사춘기 딸을 응원해!

 

엄마가 필요해

워킹맘으로 살아온지 십여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일을 시작해야 했지만, 이후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었다. 매일 어린 두 아이를 두고 출근을 하는것도 힘들었지만, 그로인한 죄책감으로인해 마음의 고생은 더욱 컸다. 다행히 두 아이 모두 마음에 드는 어린이집에 다녔고, 아이들을 너무도 사랑하는 선생님을 잘~ 만나 아이들은 아침이면 어린이집에 가는 걸 무척 즐거워 했다. 하지만 빠른 출근시간과 늦은 퇴근시간으로 인해 늘 두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가장 늦게 집으로 돌아와야 했고, 결국 난 회사를 그만두는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다행히 시어머님이 퇴직을 하면서 나의 두 아이들은 시골집으로 보내졌고, 그렇게 난 아이들과 주말가족이 되었다.


평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주말이면 두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야 했다. 평일엔 일로 주말엔 아이들로, 그렇게 나의 휴식시간은 사라져버렸고 난 2년 후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일주일 내내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주말마다 시댁을 오가는일도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이후 새로운 직장을 찾기 시작했고 두 아이들은 큰 아이가 5학년이 되었을 때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완성된 4명의 한식구가 부비작 거리며 살아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난 아이들의 뒤치닥거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자유로운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렇게 난 다시 워킹맘이 되었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매일 고민했다. 두 아이의 어린시절이 다시 오는것도 아닌데 내가 얼마나 벌겠다고 이렇게 나가서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시간에 쫓겨 저녁을 사먹고 학원에 가는 아이를 보면 안스러웠고, 학교 행사때 엄마를 기다리는 아들녀석을 보면 미안함은 커졌다. 다행히 모든 행사를 다 불참한건 아니었기에 그 미안함이 반으로 줄었을 뿐 왠지모를 미안함은 마음속에 늘 남아 있었다. 그래서 늘 전업주부의 모든것이 부러웠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여유로운 차 한잔의 시간도 부러웠고, 아이들의 행사때면 발벗고 나서서 앞장설 수 있는 것도 부러웠다. 아이들이 집으로 왔을때 반갑게 맞아줄 수 있는 그 생활도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게 부러웠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젠 두 아이들은 스스로 모든걸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이젠 엄마의 품보다 경제적인 여유로움이 필요할 시기가 되어버렸다.


책을 읽으며 전업주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그녀들의 삶도 쉽게만 느껴지진 않았다. 시댁어른들의 무심코 내뱉는 말들중 "놀면서 뭐하니" 라는 말에 같이 욱 할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노는 사람이~ 라는 듯 쳐다보는 눈길에 화를 냈다. 전업주부가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억울하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 가족들의 밥을 챙기고, 돌아온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청소와 집안일로 하루종일 빠릿하게 움직여야 하는 그녀들의 삶이 왜 놀고있는 사람이라 치부되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난 가족들의 뒷바라지에 조금 소흘해도 워킹맘이기에 이해받을 수 있었고, 음식맛이 조금 떨어지거나 반찬가게에서 사온 음식들을 내밀어도 이해받을 수 있었다. 책을 읽은 후 워킹맘이기에 받을 수 있는 특혜가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까진 나또한 전업주부의 한가로움(?)이 부러웠는데, 조금만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봤더라면 전업주부의 숨겨진 하루 일상의 고통(?)에 대해 알 수 있었을테고, 워킹맘의 생활에 감사하며 생활 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생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다른 한 엄마의 에세이였다. 아이들과 복작거리며 살아가는 갱년기를 맞이한 엄마의 이야기. 그렇기에 나와는 완전 다른 엄마의 이야기라 말 할 수 없는 그냥 나와같은 엄마의 이야기였다. 일을 하든 일을 하지 않든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때론 힘겹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토닥임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하루하루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 하겠지만 아이들은 늘 부족함을 느낄 것이고 그럴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기 보다는 더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 그렇기에 엄마들에게 권해주고픈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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