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구미호 블랙홀 청소년 문고 7
김태호 외 지음 / 블랙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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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아프고도 섬뜩한 그들의 이야기

 

이웃집 구미호

워낙 겁이 많아 공포물 책도 영화도 밤엔 잘읽지 않는 내가 이늦은 밤중까지 책을 놓지 못했다. 청소년 문고인 이 책은 나에겐 무서움보다는 안스러움이 크게 느껴진 책이었다. 총 다섯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귀신이 무섭다 느껴지는 것 보다 지금 이 현실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이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아이들의 삶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건가 라는 의문이 들만큼 안스러운 사연 하나하나 가슴이 아팠다.


죽어라 노력해도 1등이 될 수 없었던 아이. 자신의 얼굴이 사라져도 1등만 될 수 있다면 좋겠다던 그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걸 얻었다. 자신의 룸메이트를 밀어내고 얻은 그 1등의 자리가 과연 만족스러울까 싶지만, 그 아이는 1등만 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말한다. 인간과 천일을 지내야 인간이 될 수 있는 구미호. 무섭고 잔인하다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구미호는 오히려 인간이 되기위해 인간으로부터 당하는 모든걸 참으며 매일밤 서럽게 울어댄다. 오직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의 삶이 지겨워서인지 아니면 힘들어서인지 생을 마감하려는 한 어린 소녀. 자신이 전철에 뛰어드는 경험을 하게되고 다행히 죽지 않았다며 안심하는 그 순간, 저승으로 가는 환승역이라며 내리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기겁한다. 하지만 그녀는 전철에서 내리자 마자 다시 전철 속으로 갖히게 되고 지박령이 되었다는 걸 알게된다. 하지만 이건 모두 소녀에게 씌인 귀신이 겪은 일이었을 뿐 무사히 소녀는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지박령이 되어버린 귀신의 안타까운 사연과 이후의 이야기... 역시나 가슴 뭉클한 뭔가가 울컥한다.


이 외에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두편이 더 등장한다. 단순히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보다 지금의 현실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볼 꺼리를 던져주는 깊이있는 이야기들이었다. 단순이 귀신이 등장한다고 무서운게 아니라, 귀신이 등장하는 것 보다 힘들고 무서운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다시한번 주목해보게하는 그런 책이었다. 나의 아이들의 삶이 행복한지 이야기를 나눠보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한여름밤 섬뜩함으로 더위도 날리고,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책이기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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