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애는 누가 봐요? - 오늘도 이 질문을 들었다
잼마 지음 / 보랏빛소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몰랐다. 여자라서 다른 말을 듣고, 다른 태도를 강요받게 될 줄은.


그럼 애는 누가 봐요?

첫째 딸이 태어나고 5년간 난 바깥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게 당연하다 생각했고, 그게 엄마로써 견디고 견뎌야 할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 결과는 친구들로부터 연락이 뚝~ 끊겨버렸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며 조금씩 친구들과 연락이 닿기 시작했고, 나보다 어린 아이들을 두고도 외출을 시도하는 친구들을 보며 당연한 과정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잼마님의 일상은 마치 내 일상을 보는 듯 했다. 아이를 두고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주변사람들의 질문공세는 늘 한결 같았다. "애는 누가봐?" 이런 질문에 난 당당하게 답하지 못하고 금방 들어갈꺼라며 얼버무리곤 했다. 마치 내가 죄를 지은것 같은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하는 질문에 난 제대로 말을 해본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난 후 초등학생이 되어 나에게 자유시간이 점점 늘어났고, 난 나만의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하고, 주말이면 친구를 만나기도 하며 보냈다. 하지만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었어도 나에게 들려오는 질문은 조금 변했을 뿐 한결같았다. "애들 밥은?" ..........................


평일 나의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 밥을 차린다. 작은아이는 학교가 가까우니 걸어가고 큰 아이는 학교가 멀어 매일 출근길에 아이를 학교앞에 내려준다. 그리고 난 출근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사무실에 도착해 모닝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하루업무를 마친 후 퇴근길에 반찬거리를 사 집으로 향한다. 집에 오자마자 공부방을 가야하는 딸을 위해 이른 저녁상을 차려준 후, 딸 아이가 가고 난 후 작은 아들녀석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두 아이 모두 체육관에 간 후 그제서야 난 샤워를 하고 집정리를 한 후 잠시 책을 본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간식을 챙겨 준 후 그제서야 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렇듯 매일 똑같은 일과를 보내고서도 주말이면 가족 행사다 뭐다 해서 제대로 쉬었던 기억은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아이를 유독 사랑하시는 어른들 덕분에 주말마다 시골집에 놀러가곤 했는데, 아마도 자신들이 아이를 봐줄테니 와서 쉬라는 의미였던 듯 하다. 하지만 내집이 아닌 곳에서 얼마나 편하게 쉴 수 있었을까... 그래도 그게 자식의 도리라는 생각에 주구장창 시골집을 드나들었고, 아이들이 중학생이 된 이후 점차 그 횟수가 줄어들었다.


그저 자신이 하고픈 말을 하고 싶어 책을 냈다는 잼마님. 과연 이 책을 누가 읽어줄까? 누가 공감할까를 고민하며 망설였다는 말에 난 손을 번쩍 들고 저요! 라고 외치고 싶었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가마니중 하나인 나! 아마도 나와같은 심정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책을 읽으며 맞어...맞어...를 연발하며 박수를 쳐가며 속시원함을 느꼈던 나이기에 잼마님에게 살포시 고백해본다. '저도 이런 생각 수도 없이 했고, 잼마님처럼 여자가 어쩌고 하는말에 격분하기도 했어요. 내가 이상한가 내가 예민한가 고민도 해봤고, 내가 남들과 다른건가도 수없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잼마님 덕분에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고. 이제서야 내가 가마니 였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저도 잼마님처럼 하고싶은 말 당당하게 하며 살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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