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런 여행 어때? - 내 아이와 여행하는 22가지 방법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8
김동옥 지음 / 씽크스마트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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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아빠의 여행 분투기


아빠, 이런 여행 어때?

아이들이 원하는 여행은 어떤 여행일까 한참 고민했던 적이 있다.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한 후 행선지를 정하고 좋은 숙소에서 묵고, 다양한 곳들을 구경하고 체험한 후 아이를 위해 뭔가 했다는 뿌듯함에 집으로 돌아와 아이에게 질문하곤 한다. 많은 추억을 쌓고자 떠났던 여행이었기에 엄청난 기대를 하며 한 나의 질문에 두 아이들의 대답은 나를 경악케 하곤 했다.


엄마 :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게 뭐야?

딸랑 : 그 통통한 하얀 토끼!

아들 : 아니야! 얼룩무니 토끼!


이 상황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농장체험이나 동물원에 갔는지 물어보겠지만, 이건 여행을 가다 잠시 쉬어가는 휴게실 한켠에서 봤던 집토끼들을 이야기 한 것이다. 근처 마트에만 가도 볼수있는 흔하디 흔한(?) 토끼가 가장 좋았다는 말에 이후 행선지에 대한 기억은 없나 물어보면 역시나 아이들은 나의 기대를 저~멀리 내팽개치게 만들곤 한다.


엄마 : 그럼 토끼 말고 기억에 남는건 없었어?

딸랑 : 엄마 그 호텔 침대가 엄청 커서 너~~무 좋았어.

아들 : 호텔 욕조에서 물이 보글보글 나오니까 너무 신났어.


이쯤에서 난 내가 뭘 하고 돌아다닌건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렇듯 아이들이 원하는 여행과 어른들이 만족해 하는 여행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아이들은 멀리 떠나는 걸 원하는 것도 아니었고,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드는 체험활동을 해보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만지고, 먹어보고, 느끼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이면 충분했다. 내가 그걸 깨닫는 사이 아이들은 훌쩍 자라 버렸다.


이 책을 보며 작가가 아닌 아이가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아이의 추억속엔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담겨 있을지 너무 궁금했다. 아빠가 사준 카메라에 자신만의 사진을 담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부모님과 함께 떠나 소리를 모으며 어떤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아뒀을지.. 부모님을 떠올릴때마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추억들이 한가득인 이 어린 소녀에게 질투를 느낄만큼 이들의 여행은 너무 행복해 보였다.


열두달 색깔 달력, 향기 달력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이를 실천하며 아이와 열두달 여행을 떠나는 오감여행! 때론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답변을 해 놀랍기도 했고, 천진난만함 속에 숨어있는 아이의 깊이있는 생각들에 박수를 쳤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학습지들을 활용하는 요즘 부모들과달리 아이의 모든 감각들을 살아나게 만드는 이 여행이야 말로 그 어떤 학습지보다 아이에게 좋은 결과물을 가져다 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 컸다 느껴지는 나의 두 아이를 보며 미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여행에 대한 기억도 많지 않지만 이렇듯 기억에 남는 여행도 없었단 생각이 들었다. 여행 후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신랑과 다투기도 하고, 아이들 위주가 아닌 어른들 위주의 여행을 다녔던 기억들만 떠올라 그 미안함은 더욱 커졌다. 먹고 살기 바빠서, 피곤해서 라는 핑계를 대며 아이의 요구를 무시했던 기억들... 지나버린 시간을 되돌릴 순 없지만 아이들이 더이상 내 품안에 안기려 하지 않을 그 순간까지 다시한번 서도해보면 어떨까 싶다. 거창한 여행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여행 더 늦기전 떠나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꼭 한번 읽어보며 여행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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