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 한국에서 10년째 장애 아이 엄마로 살고 있는 류승연이 겪고 나눈 이야기
류승연 지음 / 푸른숲 / 2018년 3월

죄송하지 않을 권리와 행복할 의무에 대하여.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전직 기자인 그녀는 강남 8학군이라 불리는 대치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철학과에 지원했으며 졸업 후 기자가 되었다고 한다. 기자 시절 다양한 꿈을 꾸며 50대 편집국장을 꿈꿨던 그녀가 결혼을 하고 쌍둥이를 낳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일이 그녀에게 벌어졌다. 그렇게 그녀는 장애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나는 힘들고, 힘들고, 힘들어서 눈물만 났다. 그러나 장애 아이 육아보다 더 힘든 건 '세상의 시선' 이다. -프롤로그 중-

어린시절 혜화역 4번 출구 앞에서 마주쳤던 장애인을 피했던 그녀는 자신의 행동 때문에 혹시나 이런일이 일어났나를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 죄책감이 목에 걸린 가시가 되어 따끔거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곤 한다는데... 그때 자신의 곁에 있던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느꼈을 그 시선을 자신의 아들이 느낄 것이며, 주위를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들을 비뚫어진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차례] 

1부 : 우리는 모두 처음을 겪는다 / 2부 :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

3부 : 품위 있는 사회를 위해 / 4부 : 독립된 인간으로 산다는 것 

하지만 두 아이가 열살이 된 후 그녀는 자신의 아들녀석이 신이주신 축복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한다. 평생을 갓난아기를 키울 때와 같은 기쁨을 맛보며 살게 되었으며, 아이의 순수함에 빵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아들 덕분에 온 가족이 똘똘 뭉치게 되었으며 가족에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선물 받았다 말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삶이 순탄한것만은 아니었다. 대치동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만큼의 경쟁인 500 : 1, 300 : 1 을 뚫고 아이의 치료실 입학 경쟁을 치뤄야 하며, 장애인의 편의를 도와주는 공무원들로부터 시원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엄마의 눈엔 장애 1등급 판정을 받아야 할 아들은 2점 차로 장애 2등급 판정을 받아야 했으며, 일반학교에 들어가 비장애인과 다른 의사표현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해야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아들은 여전히 신이주신 축복이었다.

나의 아들녀석이 초등학교를 입학했을 당시 같은반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함께 입학을 했었다. 혹여나 아이들 학습에 방해가 될까 그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며 내 아이에게 피해가 올까 전전긍긍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들 녀석과 친구들은 그 아이와 동네에서 함께 생활해왔기에 아무런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했다. 시댁에 잠시 아이들이 있던 시기였는데 이때부터 아들녀석은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그 친구의 변화를 칭찬했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었다. 당시를 떠올리면 난 여전히 부끄럽다. 이 책을 읽는 동안도 여전히 나에게 남아있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느껴져 부끄러웠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으며,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여전히 그들을 보며 놀라는 행동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조금씩 그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장애인에 대한 비뚫어진 시선을 개선시키는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그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그들을 이해하며, 나와 조금 다른 사람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나부터도 바꿀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바뀌길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