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마지막 의사 시리즈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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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이기기 위해서는 죽음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사신이라 불리는 의사, 키리코. 병원의 부원장이자 키리코 슈지의 동기인 후쿠하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같은 대학을 졸업해 의사가 된 오토야마. 셋은 같은 대학을 나온 동기다. 학창시절엔 늘 함께였던 셋이지만 의사가 되고 세월이 흘러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그들 사이에도 틈이란게 생겼다. 환자 자신의 처치와 죽음은 환자 자신의 의견을 가장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키리코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환자의 삶을 영위하는게 맞다 이야기 하는 후쿠하라. 둘은 자신들의 의견이 맞다 생각하며 병원 내에서도 늘 부딪치게 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립(?)을 고수하는 오토야마만이 둘 사이를 오간다. 단순히 법의학 소설이라 여기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머릿속에 수많이 생각들이 오갔다.


나의 아빠는 60대가 되지 않은 나이에 당뇨병으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는 순간 1분이라도 더 살아 있길 바라는 마음에 의사들은 아빠의 몸에 여러 장비들을 연결했고, 아빠는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몹시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계셨다. 만약 아빠가 쓰러지기 전 본인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었다면 목숨을 연장하기 위한 행위들을 선택하셨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몹시 고통스러워 하는 아빠를 보며 엄마는 장치를 제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의사들은 이를 강력하게 거부했다. 법적으로 어쩌고 저쩌고.. 알수없는 말들을 했고, 결국은 종이에 싸인을 한 후 아빠를 집으로 모셔올 수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편안한 얼굴로 이세상과 작별을 고하셨다.


이런 경험때문이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후쿠하라의 말들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물론 의사로써 환자를 살려야 하겠다는 건 이해하겠지만 의사의 의견이 너무도 강하다. 정작 죽음을 앞둔 환자들인데... 개인적으론 조금은 냉정하게 들리지만 키리코의 말에 동의하는 편이다. 적어도 자신의 삶은 환자 자신이 선택하는게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에 등장하는 첫번째 환자.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던 어느날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앞둔 그 시점 병원을 찾게되고,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듣게된다. 백혈병. 바로 입원을 하며 항암치료를 받게되고, 점점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몹시 괴로워 한다. 임신한 아내를 보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것도 진~하게 전해져오며 나도모르게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지막 환자는 키리코와 상담을 요청하게되고 자신의 의지대로 골수 이식을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이를 선택하는 환자의 모습이 너무 태연해 임신한 아내는 이를 몹시 불안해 한다. 결국 환자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모습은 너무 당당하고 건강하고 씩씩해 보였다. 그 어떤것도 두려워 하지 않고 당당히 백혈병과 맞서다 죽음을 맞이한 그 모습은 멋졌다. 오열하는 만삭의 아내를 보며 한참이나 눈물을 훔쳐야만 했지만 첫번째 환자의 모습은 내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이 외에도 두명의 환자 이야기가 더 진행된다. 첫번째 환자의 이야기 만큼이나 가슴아프고 속이상하는 상황이지만 이들을 보며 참 많은 생각들을 했다. 누구나 죽는다. 무병장수 한 후 호상을 맞이하던, 젊어서 병으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던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자신이 언제 죽을거라는 걸 예상 할 수 없기에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무섭고 두려운 것이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모습이 달라 보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여운이 참 많이 남는다. 책을 통해 다양한 상황들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죽음이란 주제가 무거운 건 사실이지만 사람과 떨어져 생각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꼭 한번 읽어보라 권해주고 싶다. 나는 과연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 그들처럼 당당하게? 아니면 백발 노인이 되서? 이왕이면 건강한 삶을 살다 행복한 얼굴로 죽음을 맞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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