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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 ㅣ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김민경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평점 :
화학이란 단어를 접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 중. 고등학교로 잠깐 추억의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화학이란 교과과목의 용어에 대한 낯섦과 어려움, 그냥 원소라는 것이 나오니 지루하고 따분하고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원소 기호를 외우느라 쩔쩔맸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학교에서든 학원에서든 화학 수업의 가장 첫 시간의 주기율표의 원소 이름 외우기였다. 선생님마다 각자의 리듬이 방법이 달랐는데, 대개는 ‘ 수, 헬, 리, 베, 붕, 탄, 질, 산, 불, 네, 나, 마, 알, 규, 인, 황, 염, 아르곤, 카알륨, 카알슘’ 이 리듬이 지금까지도 자동적으로 외워지는 것을 보면 이 노래가 나에게는 가장 익숙했던 것 같다. 주기율표를 열심히 외우고,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공통과목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배운 것을 끝을 과학은 기피과목이 되었고, 역사, 정치, 경제 등의 사회 교과과목이 훨씬 이해하기에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과학과는 영원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이후로도 주로 인문/사회, 자기계발, 경제/경영 분야의 책만을 읽어왔고 과학 관련한 책은 거의 읽어본 기억이 없고, 과학 관련 영상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살아왔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라는 이 책을 읽게 되었고, 과학이 마냥 딱딱하고 이해 불가능한, 살아가는 데 나와는 상관없는 그런 분야가 아니라 실생활 곳곳에서 사람들과 조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화학으로 뭘 할 수 있냐고?라고 사람들이 물은 다면 뭐든 다! 모든 게 다 화학이야”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저자! 저자 ‘마이 티 응우옌 킴’은 화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The Secret Life Of Scientists>를 개설하여 과학을 마치 ‘전염병’처럼 전역에 퍼트리는 미션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구독자 수가 50만 명을 돌파한 <maiLab>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하며 각종 과학 분야에서 상을 받고, 과학 방송도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과학을 친숙하게 하는 데 상당히 일조하고 있다. 저자는 볼 수도 없고 얻는 것도 없는데, 작은 입자로 구성된 세계를 왜 상상해야 하는가?라는 사람들의 불평에 “화학은 아주아주 멋진 일이니까!”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사람들에게 ‘과학 스피릿’을 전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예를 들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을 책상에 놓으면, 잔 밑의 책상도 따뜻해진다. 그리고 더 오래 기다리게 되면, 커피는 차갑게 식는다. 그렇다면 따뜻했던 온기는 어디로 갔을까? 아무튼 커피잔, 물컵, 책상, 책상이 높인 바닥, 공기 그리고 당연히 모든 사람들은 입자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어디에서나 입자 파티는 진행 중이다. 우리 모두의 잔에서, 발밑에서, 몸에서 파티는 진행 중이지만 단지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라는 것을 통해 화학과 조금이나마 친숙(?) 해지게 되었다. 또한, 사람 사의 관계를 의미하는 말로 자주 사용되는 ‘케미’라는 용어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한 화학반응에 반응하는 다양한 호르몬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악취나 향수 같은 냄새를 분자의 이동이라는 관점에서의 설명을 통해 이해 가능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실생활 사례를 통해서 화학이 실험실 속의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독자들에게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책을 완독하고 화학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새삼 실감해 보았다. '케모포비아'에서 벗어나서 과학여행을 지속해 보고자 저자의 유튜브 채널 <maiLab>을 방문해 보았으나, 저자가 베트남 출신의 독일인이라 아쉽게도 모두 독일어로 영상이 촬영되어 있어서 조심스레 영상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점이 조금 아쉬웠다. 독일어에 능숙하신 분들이라면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영상들이 업로드되어있으니 책을 읽은 후에 참고해 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