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의 하얀말
오츠카 유우조 재화, 아카바 수에키치 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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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의 하얀말 제목이 맘에 든다.나도 이런 멋진 말을 키워보고 싶은 소망이 있기에.'마두금'이라는 악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하는 좀 색다른 느낌의 그림책이다. 쉬 접하기 어려운 몽골을 배경으로 밤과 바람 모래등의 느낌을 전해 주며 결국 슬픈 결말로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끼는 하얀말로 마두금을 만들어 연주하는 수호의 마음이 어떠하였을까. 얼마나 아리고 쓰라렸을까. 이야기의 진행은 좀 건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절절하고 촉촉한 이야기를 유적지 설명하는 안내원의 목소리처럼 판에 박힌듯 들인다. 번역의 문제인지 모르지만 말이다. 온 몸에 활을 맞으며 수호에게로 달려 온 하얀말. 그것이 사랑인가 보다. 그래도 이건 너무 슬프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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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비룡소의 그림동화 4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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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의 그림책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를 아이가 무척 좋아하여 또 고르게 되었다. 이책 역시 하루에도 네번 다섯번 책꽂이에서 들락달락 사랑받는 책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작가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타고 난 재주가 있는것 같다. 돌아앉은 아이에게 부드러운 말로 불러 마주 앉히는 능력말이다. 첫장을 펼치지 두 팔을 벌려 손녀를 환영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는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게 한다. 함께 화원을 가꾸고 노래를 부르고 인형을 안고 소꿉놀이를 하는 모습, 폭우 내리는 날에 나란히 창가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아이들에게는 가장 일상적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그러면서도 아이는 놀이 중간중간에 '할아버지하고는 말이 안 통해'라고 한다. 그런 날도 있는 것이다. 작가는 놓치지 않고 이런 모습도 그려 넣었다. 정원에서 화단을 가꾸다가 작은 화분에 흙을 담아 숟가락으로 먹는 시늉을 하는 할아버지 옆에 부지런히 흙으로 요리를 하는 아이의 모습이 모척 분주해 보인다.참 한가로운 한때이다. 아이가 참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 할아버지가 아이처럼 낮아져 순수해 보이고 아이의 놀이에 주인이 아닌 손님이 된 모습이 참 마음 푸근하게 한다. 20개월인 아들은 이 장면에 등장하는 자전거나 바닥 다지는 기계나 다리를 좍 벌리고 앉아 있는 인형과 강아지를 태운 수레등의 소품을 아주 좋아한다. 이런 작은 물건들까지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것으로 고를 줄 아는 존 버닝햄의 섬세함이 돋보이다.

할아버지, 이 막대사탕 먹고 나서 또 먹어도 되죠? 내가 뭐 만드는데, 이 막대가 있어야 되거든요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날 여자아이느 할아버지와 바닷가에 가서 모래 놀이를 한다. 편안하게 쉬고 있는 할아버지 뒤로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모래놀이 하는 아이의 모습.그리고 오른편엔 아이가 만들어 놓은 작품이 간단한 연필스케치로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과거의 일이나 상상,계획등을 단색 연필스케치로 표현하고 현재는 부드러운 색을 씀으로써 책 속에 더 많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작가의 역량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가 의자에 앉아 있는 날이 많아지고 결국 빈 의자만 남기고 만다. 가슴이 찡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언제까지나 함께 있을 수는 없다, 헤어짐이 있음을 그것을 받아들여야 함을 이야기하는 할아버지의 텅빈 의자가 어찌나 커 보이는지! 할아버지의 의자를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과 빈 의자가 보는 이의 가슴에 선명하게 느낌표를 찍는다.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골라 준다지만 사실 날마다 그림책을 통해 설레이고 행복하고 눈물 흘리는 건 삼십이 넘은 바로 나. 엄마라는 이름의 작은 아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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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김은영 지음, 김상섭 그림 / 창비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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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가 많았어요. 어려운 말 쓰지 않아도.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읽고 나면 또 읽고 싶고 가슴에 짜르르르 느낌이 남는 시. 참 반가웠어요. 시는 삶이라지요? 내가 아무리 맑은 시를 쓰려고 해도 내 생활이 맑지 않으면 써지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써지지 않고 억지로 꾸미게 되요. 그런데 김은영 선생님은 참 맑은 시를 많이도 쓰셨네요. 아이들이랑 하루하루 어떻게 지내는지 알 것 같아요. 영실이 깜실이, 찬주네 땅개, 보리수는 참 재미있었고 풀을 못 먹는 소와 농약을 읽을 땐 마음이 아팠어요. 첫 봄비 내리던 날은 가슴이 후련하고 할아버지 엄마랑 뻐꾸기 할머니 읽을 땐 답답했어요. 안타까운 시선, 사랑스런 눈빛, 걱정하는 마음 모두 느낄 수 있었어요. 참, 이 시집 읽고 저도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모두 모두 시를 쓰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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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호텔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
브렌다 기버슨 지음, 이명희 옮김, 미간로이드 그림 / 마루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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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두번째 '선인장 호텔'을 보고 선인장의 일생을 알게 되었다. 메마른 사막 한가운데 서서 온 힘을 다해 빨아들인 물로 조금씩 자라는 사구아로 선인장은 아빠 키 열배나 되는 키로 자라난단다. 사막에 사는 여우,토끼,들쥐,도마뱀등이 사막의 열을 피해 구멍을 뚫고 그 속에 들어가 산다는 것도 이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장면을 아들은 제일 흥미 있게 보았다.구멍 속에 한마리씩 들어가 있는 동물들을 가르키며 '이게 모까(뭘까?)하고 계속 물었다.

이백년까지 산 사구아로 선인장이 마침내 쿵!쓰러져 생을 마감할 때 그것은 장엄함 그 자체로 느껴졌다. 아들은 침대에서 선인장이 이렇게 쓰러졌다며 쿵 넘어지는 흉내를 낸다.새들에게 멋진 호텔이 되었던 수많은 구멍도 텅 비고, 달콤하던 열매는 다 말라버리고 이제 사라져 다시 낮은 곳을 좋아하는 사막의 동물들에게 안식처가 되어 주는 선인장 이야기......

아이들에게 그림만 보여주어도 사막의 생태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가치있는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동화였다. 어느 누구에게 나는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삶을 살고 있는지, 내가 뿌리내린 땅이 너무 메라르다고 불만만 하며 깊은 곳에 흐르는 물까지 뿌리내리기를 미리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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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을 찾아서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0
유애로 글. 그림 / 보림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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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과 바다빛을 옷감에 곱게 물들이고 싶어 쪽빛을 만드는 물쟁이 이야기다. '물쟁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는데 참 정다운 느낌이 들었다. 쪽빛을 찾아 긴 여행을 마친 물쟁이 아저씨는 산골에서 어렵게 얻은 쪽풀 씨앗을 심고 가꾸어 마침내 그가 꿈꾸던 빛깔을 얻게 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환상적인 색과 만나는 기쁨이 큰 책이다. 18개월 된 아들도 자기 책꽂이에서 요즘 자주 뽑아온다. 아들은 주인공 아저씨와 함께 등장하는 개구쟁이 같은 커다란 개를 아주 좋아한다. 아저씨는 산이나 바다로 여행을 할 때 꼭 이 개와 함께 하는데, 다소 딱딱해 지기 쉬운 내용에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요소를 재미있는 그림으로 잘 끌어 들여 보는 재미가 있다.

여러 사람을 만나 푸른 물감 만드는 법을 물어 가는 과정을 옷감 두루마리에 그려 두쪽에 여섯 장면을 넣은 것은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독특한 느낌을 주어 좋았다. 어렵게 만든 쪽물로 다양한 쪽빛 옷감을 만들어 제일 먼저 할머니에게 새옷을 지어드리는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 조상들은 하늘빛 바다빛을 닮은 쪽빛을 좋아했다고 한다.자연을 그대로 닮으려 했던 그들의 마음빛도 쪽빛이었으리라. '견우 직녀'에서 보여 주었던 환상적인 그림의 느낌이 이 책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이런 고운 빛깔의 그림을 보고자라는 아이들의 마음이 사랑으로 곱게 물들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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