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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의 추석 이야기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
이억배 지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평점 :
여느 해 보다 이른 추석을 맞이하는 요즘, 설레임보다는 시름이 더 크게 다가오는듯 하네요. 어려운 살림살이 때문이겠지요.
개학하고 다음 주 주말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때문에 올해는 새학기 준비에 마음이 급합니다. 개학하자마자 아이들과 추석맞이 가을맞이 준비를 여러가지로 해야하기 때문에 필요한 준비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책들을 미리 챙겨두려고 학교 도서관에 나와 제일 먼저 꺼낸 책이 "솔이의 추석이야기"입니다.
이억배님의 그림은 언제나 봐도 정겹고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짧은 글 몇 줄과 더 많은 이야기가 피어나는 그림들을 한장 한장 넘길 때 마다 어린시절 사진첩을 넘기는 것 같은 아늑함과 흐뭇함과 행복감이 미소로 번집니다.
책표지를 넘기면 솔이의 한복을 곱게 다리시는 솔이엄마와 그 옆에서 다림질 하는 엄마를 보며 할머니 댁에 갈 생각에 마냥 설레는 솔이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 두 밤만 지나면 추석입니다."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은 늘 묻습니다. " 엄마, 몇 밤만 자면 추석이야?"
시골 내려갈 채비를 마친 솔이네는 동도 트지 않은 새벽 어스름에 동네를 나섭니다. 터미널에 길게 늘어 선 줄 끄트머리에 솔이네도 자리를 잡고 섭니다. 줄을 선 사람들 하나하나를 쳐다보며 무슨 말들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하고 이야기 나누면 정말 재미있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겠지요. 저마다 손을 들고 한마디 씩 할 아이들 모습이 그려져 웃음이 납니다. 당산나무가 맞아 주는 마을 어귀에 오면 "이제 다왔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겠지요.
같이 송편도 빚고 전도 부치고 이리저리 바쁜 어른들 틈에서 덩달아 들떠 바쁜 사촌들, 아침에 차례 지내고 성묘 다녀오고 돌아와서 한잠 늘어지게 낮잠자고~ 다음 날 아침이면 할머니는 주섬주섬 떠날 식구들 챙기시느라 바쁘십니다. 떠날 사람은 보기만해도 배 부르지요. "아가, 이건 뭐고 이건 말렸다가 냉동실에 넣고~" 할머니들이 며느리 딸들에게 당부하시는 목소리도 옛 기억에서 들리는 것 같습니다.
살기가 갈수록 팍팍해져가는 올 한가위!
아이가 "엄마 추석 몇 밤만 자면 돼?" 묻기 시작할 즈음
솔이의 추석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보며 엄마 아빠 어릴 적 추석이야기를 들려주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수업시간에 신나서 발표할 밑천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