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읽는 질문 8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지비원 옮김 / 글담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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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는 [‘나’와 ‘현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생각 기술]이다. 이 책은 [자유와 평등, 감시 사회, 로봇, 뇌 과학, 정체성, 의사소통, 복제, 환경] 총 8가지의 현대 사회의 주요 쟁점들에 대해 현대 사상을 바탕으로 작가의 생각을 담고 있다. 서문에서 작가는 이 책을 초등학생을 위한 현대 사상으로 기획하였다고 말했는데, 학생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어서인지 어려운 현대 사상가들의 주요 쟁점들을 누구나 생활을 하면서 쉽게 접하고 있는 사회의 여러부분들에 잘 접목해서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쉽게 읽히는 점에 비해서 한 챕터 한 챕터 읽을 때 마다 작가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볼 부분들이 무척 많은 책이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자유와 평등을 다루고 있다.

보통 자유와 평등이라고 하면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가치이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작가는 이 책에서 ‘모두가 꼭 자유롭고 평등해야 할까?’ 라는 질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평소에는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인데 작가의 설명을 듣고 보면 확실히 자유와 평등은 같은 의미보다는 오히려 상충되는 점이 많은 개념이다. 자유를 중시하면서 평등할 수 있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신선했다.

두 번째 챕터 감시 사회에서도 감시가 과연 나쁜 것인가라는 화두와 함께 현대에는 감시의 형태가 변화되면서 일상의 편리함과 안전을 위해 현대인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감시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CCTV와 스마트폰의 위치추적, 빅데이터의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 등 디지털화된 감시들이 조지 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가 감시하는 사회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디지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안전과 편리함을 추구한 나머지 감시에 둔감해져버린 것이 아닐까.

뇌 과학 챕터에서 마음과 뇌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의견도 이색적이였다. 흔히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어보면 대답하기 어렵지만 뇌 활동과 마음에서 나오는 자유의지는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생각과 상반되는 실험과 결과를 소개한다. 책에서 서술된 자유의지에 관한 뇌 과학자 벤저민 리벳의 실험 결과는 ‘자발적인 행위 역시 뇌의 변화가 먼저 일어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실험 결과를 본 후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과 자유의지를 결정하는 것이 정말 뇌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뇌에서 마음이 비롯되다면 마음조차도 타인이 조작이 가능한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로봇’에서 다루는 유전자개조, 사이보그화에 대한 장·단점이나, 성별이나 다중 인격들을 다루고 있는 ‘정체성’,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의사소통’, 요즘 사람들의 개성와 창작, 복사해서 붙여넣기 등 방대한 복제의 범위를 다루는 ‘복제’도 모두 흥미로운 주제들이였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상식을 깨는 질문들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그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 인듯 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역설적인 질문을 받음으로써 반대로 생각해 보고, 다시 한번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다.

이제 책을 덮고 작가가 던진 마지막 질문에 대해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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