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드로잉 - 핀든아트의 여행 드로잉 에세이
핀든아트(전보람) 지음 / 블랙잉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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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나에게 언제나 설레임을 안겨주는 단어다. 어딘가로 떠날 계획은 힘든 일상 속에 내일을 기다리게 해주는 힘이 되어 준다. 내일의 자유를 위해 오늘도 힘내자! 일까나. 거기에 좋아하는 목적지인 유럽, 그리고 꼭 배우고 싶은 버킷리스트 명단에 빠지지 않고 적혀있는 드로잉까지. <유럽, 여행, 드로잉> 무척 애정하는 단어들의 집합에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기도 전에 이미 호감도가 최고치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독일 퓌센과 뮌헨, 드레스덴, 작센스위스, 체코 프라하와 체스키크룸로프를 지나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 한 달간의 저자의 유럽 여행은 가로로, 세로로, 글과 사진, 그리고 드로잉으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 띠지에 인쇄되어 있기도 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앞 풍경 드로잉을 보고 있자면 마치 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보이는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만나고, 때로는 스쳐지나갔던 사람들이 담긴 그림들은 나의 여행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기도 했다. 여행과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책은 유독 더 유럽 여행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펜 하나로 쓱쓱 그려나간 정겨운 드로잉 때문일까.



여행을 떠날 때면 아쉬운 점 중 하나가 바로 나의 처참한 미술 실력이었다. 추억을 남기기 위해, 기억 환기의 용도로 스마트폰을 손에 떼어놓지 않고 열심히 사진을 찍지만 한번쯤은 내 손으로 추억을 그려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자주 든다. 물론 그 순간의 행복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 한장한장 열심히 찍지만 편리함과 얼마든지 저장이 가능한 대용량 때문인지 늘어나는 사진의 장수만큼 오히려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면 저장만 한 채 소홀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하면 그림을 그리고 드로잉으로 낯선 사람들과 소통하고 가까워지는 저자의 여행길이 너무 부러웠다.



저자의 활동명 핀든아트(Finden Art)의 Finden은 독일어 ‘발견하다, 찾아내다, 알아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입시미술 강사 일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방문한 유럽에서 새로운 풍경, 낯선 사람들 속에서 펜과 A5 스케치북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드로잉을 하고, 걷고, 쉬고, 먹고,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그림과 시선을 새롭게 찾아가는 시작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Finden’ 마음에 쏙 드는 단어다. 나의 다음 여행길 역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설렘과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에 가고 싶다! 이번에야말로 드로잉을 배우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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