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하늘의 신비를 찾아서 - 사진과 함께 즐기는 경이로운 천체의 향연
헬가 판 루어.호버트 실링 지음, 이성한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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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면 종종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예상치 못하게 청명한 파란 하늘이나 아름다운 석양을 마주하게 되면 머릿속을 채웠던 생각들을 한순간 잊어버릴 정도로 눈과 마음을 빼앗길 때가 있다. 하지만 도시에서 생활하다보니 멋진 하늘을 만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기도 하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장엄한 하늘 사진들을 시작으로 이 책에 수록된 신비로운 천체 활동 중 많은 현상들이 슬프게도 처음 보는 모습들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모르고 있었다니.... 사진으로 보는 것으로도 이토록 멋진데 직접 이런 하늘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놀랍고 행복할까. 페이지를 넘기면서 마주친 구름과 바람, 별과 하늘을 담은 장면들을 보고 있자면 즐거움과 동시에 사진을 지원해준 사진작가들에게 부러움도 느낄 정도였다.

네덜란드의 기상학자 헬가 판 루어와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호버트 실링이 선사하는 구름, 바람, 천둥, 번개, 신기루, 별, 달, 아침과 낮, 저녁과 밤의 다채로운 천체의 현상들은 환상적인 사진만큼이나 재미있는 하늘에 대한 지식도 가득 담겨있다.

평소 신비롭게 느껴졌던 기상변화들. 모든 현상에는 다 이유가 있다.

햇빛은 반사, 굴절, 산란, 회절 같은 현상을 통해 다양한 광학 효과가 일어난다. 일출 시 붉게 물드는 하늘도, 낮의 파란 하늘도 태양빛이 대기를 통과할 때 산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막의 일몰이 유독 아름다운 이유는 모래 입자 때문에 다른 장소보다 빛이 더 산란하기 때문이다. 사막은 또한 별이 가득한 밤하늘의 모습을 보기에도 가장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인공적인 불빛으로 인한 광공해의 영향도 없고, 고도 역시 적당하기 때문이다.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산 정상에서는 의외로 높은 고도 때문에 혈액 속 산소 부족으로 망막세포가 둔해져 육안으로 천체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기 어렵다고 한다.

진주운, 야광운, 모루구름, 렌즈구름, 거친물결구름, 파도구름, 두루마리구름, 고래입구름, 희귀하거나 신비롭거나 아름다운 구름들은 또 왜이리 많은지. 좋아하는 구름도 처음보는 구름도 어느하나 눈을 땔 수가 없다. 부록으로 수록된 구름 알아맞히기 표를 보면서 구름 맞추기와 날씨 예측을 해보면 무척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별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여행자들의 길잡이라고 불리는 북극성이 사실은 하나의 별 이름이 아니라 그 위치에 자리한 별을 지칭하는 것이었다니. 지구 자전축의 변화로 북극성 역할을 하는 별이 교체된다고 한다. 놀랍게도 2,000년 전에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별과는 다른 알파별 투반(Thuban)이라는 별이 북극성 역할을 하고 있었고, 약 1만 2,000년 후에는 베가(Bega)라는 별이 새로운 북극성이 될 것이라고 한다. 육안으로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하늘과 별 역시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버킷리스트 항목 중 하나가 언젠가 아타카마 사막에서 별이 가득한 밤 하늘을, 아이슬란드에서 하늘을 가득 매운 오로라를 밤새도록 바라보는 것이다. 당장 떠날 수 없음에도 책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들썩인다. 비록 사진으로지만 경의롭고 매혹적인 하늘을 맘껏 볼 수 있는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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