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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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시나요? Yes or No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 역사는 집단의 역사이자 도시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현재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다양한 생각을 모아 발전해왔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시간 역시 필요하다. 물론 자발적인 혼자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낭만적 은둔의 역사’는 산책, 여가활동, 독방, 취미, 회복 이라는 주제로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영국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장소의 자발적 또는 강제적 은둔에 대한 역사를 넘어 그 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이기도 하며, 현재의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19세기 혼자라는 시간을 보내는 좋은 수단인 산책은 혼자서 외출하기 힘든 여성에 비해 남성들 위주였다는 사실이나 열정적인 소설 읽기를 신경 질환의 주원인으로 꼽기도 했다는 글을 읽으며 여성과 사회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소설에 대한 애정이 질환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있었다니.....



원예, 팬시, 낚시, 수집, 독서, 십자말풀이나 퍼즐 같은 주로 혼자 하게되는 여가 활동이 은둔의 시간이면서도 클럽이나 대회 같은 집단활동으로 이어지면서 혼자만의 시간과 집단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활동이 된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혼자 있으면서도 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 역시 공존한다는 뜻일 것이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같은 여가 활동도 그 방식이 변화하고,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말 그대로 군중 속의 고독이 실현 가능해졌으며, 디지털 소통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도 집단과의 소통이 가능해졌다. 재밌게 느껴지는 것은 소통의 방식은 달라졌지만 고독을 향유하는 방식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점이다. 혼자인 시간을 즐기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가 한정적이기 때문인 것일까?



과거의 사람들이 혼자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왔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도 좋았지만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를 정의하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막연하게 느껴왔던 두 단어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해야할까. 혼자이기에 편한 상태이고, 스스로 원하는 긍적적인 은둔이야말로 고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를 알게되니 어떤 환경에서 고독이 외로움으로 변하는가?, 외로움을 어떻게하면 고독으로 바꿀 수 있을까하는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지금의 시대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인해 삶의 모습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언택트시대가 되어 소통방식 역시 크게 변화하고 직접적인 만남보다 SNS나 온라인 통신을 통해 혼자이면서도 원한다면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변화한 일상 속에 혼자만의 시간에 편안함을 느끼고 고독을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외로움이나 격리의 답답함으로 인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경험하는 사람 역시 많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지금이야말로 고독과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는 때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지금 이 책을 만난 건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보는데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나는 지금 외로운 것인가, 아니면 고독한 상태인 걸까.


1791년 요한 치머만이 고독을 두고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이라고 한 정의는 우리 시대에도 유효하다.(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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