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세계 - 80가지 식물에 담긴 사람과 자연 이야기
조너선 드로리 지음, 루실 클레르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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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며, 복잡하고 다채롭게 벌어지는 상호협력과 경쟁, 속임수 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식물의 세계는 너무나도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식물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말하자면 입이 아플 것이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인간의 삶은 크게 변화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고, 어느 곳에서 생활하던 우리 주변에는 항상 식물이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항상 가까이 있어서일까 나무나 식물에 대한 인식 없이 무심코 지나치기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영국 에덴 프로젝트와 케임브리지 과학 센터 이사이자 세계자연기금 대사인 조너선 드로리의 식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부터 유래, 시대별 쓰임, 인간과의 관계, 역사 등의 다양한 정보를 담은 유려한 글과 루실 클레르의 아름답고 생생한 그림을 통해 만나는 식물의 세계는 너무나도 흥미롭고 아름다워서 각가지 식물에 대한 호기심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토마토, 사프란, 다시마 같은 익숙한 식물들의 알지 못했던 특성이나 그 속에 담긴 역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신화나 소설 속에서 등장할 법한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는 약초로 알고 있던 멘드레이크가 실제하는 식물이었나?라고 놀라기도 했다. 아름다운 꽃에 독을 담고 있는 유럽만병초를 비롯해서 독성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다는 사실에 수동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식물들의 자신을 지키는 위한 영리한 방법들을 엿볼 수 있었다.

 

식용이라고 생각했던 다시마(유럽에서는 켈프라고 부른다고 한다.)가 비료에서 소다와 폭발물을 만들 때 사용되는 아세톤의 재료로도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다시다가 폭탄의 재료가 되었다니!) 가을이 되면 은행나무 길을 거의 매일같이 지나다니면서도 한국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23그루라는 것을 영국 작가의 글에서 알게 되다니. 라는 반성도 하게되고, 무엇보다 모르는 식물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에 놀랐다. 이 책에서는 수 많은 식물 중에 80종이 수록되어 있었을 뿐인데도 절반 정도는 모르는 식물이거나 모양만 알고 있던 식물들이었다. 식량, 약, 독극물, 직물에서부터 종교의례, 상징, 범죄수사에 활용되기도 하는 식물이 가진 다채로운 모습에 페이지가 줄어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영국을 시작을 독일, 이탈리아, 터키, 이란, 마다가스카르, 인도, 중국,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페루, 멕시코, 미국, 캐나다까지 전 세계로 떠나는 식물 세계 일주는 마치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전 세계와 다양한 역사의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역시 더운 여름에는 책과 함께 떠나는 상상속의 여행도 좋다.

책 속에 등장하는 식물을 가져다놓고 책을 읽으며 비교해보고 싶게 만드는 세세한 설명을 담은 글 만큼이나 섬세하고 예술적인 그림 덕분에 눈과 머리가 모두 즐거워진다. 더 궁금해지고 더 알고싶어지는 ‘식물의 세계’ 보고 있자면 식물 덕후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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