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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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가득한 매력만점 고양이 바스테스가 돌아왔다.

 

 

<고양이>에서 시뉴섬의 전투에서 쥐들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인간과 고양이들은 섬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격에 실패한 쥐 수만 마리가 모여 연합군을 만들고, 인간에 의해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같은 제3의 눈을 가지게 된 쥐 티무르가 그 수장이 되면서 더욱 조직적이고 공포스러운 집단으로 공격해온다.

 

 

테러와 전쟁, 전염병으로 인해 인구수는 급감하게 되고 인류가 쇠퇴하게 된다는 그리 낯설지 않은 이 이야기의 배경은 인류라는 종의 멸망은 자연재해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로 인해서가 아닌 인간 스스로의 어리석음으로 자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 경종을 울린다. 쇠퇴하기 시작한 인류의 문명과는 반대로 동물들은 인간들의 동물실험으로 인해 고양이 피타고라스 외에도 쥐, 돼지 등 여러 동물들도 제3의 눈을 가지게 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인간의 지식을 섭렵하게 되고 다른 종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인간 집사와 함께 생활을 하며 인간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시테섬의 고양이 집단과 달리 인간에게 당한 가혹한 행위로 인간을 증오하는 쥐와 돼지 등 각기 다른 종들 간의 동맹과 전쟁이 벌어진다. 인간을 피고인으로 세운 돼지들의 재판을 보고 있자면 인간이 동물에게 보이는 행동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다른 종을 식량으로 삼아 죽이고, 먹는 것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자기보호 행위를 넘어서 풍요와 과학 같은 이유로 행해지는 필요이상의 잔혹한 행위와 과도하게 고통을 주고 파괴하는 과정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46억 년 전 지구가 생성 된 이후 오랜 시간과 다양한 변화를 거쳐 지금으로부터 약 4만 년~3만 년 전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했다. 지구의 시간을 24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현생인류의 등장은 23시 59분경이라고 한다. 1440분 중 고작 1분의 시간만큼 우리는 지구에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구의 주인이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인류의 위기가 지구의 위기인 것처럼 말한다. 아마도 지구 입장에서 보자면 인류문명이 끝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인데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 역시 무의식중에 이런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반성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새로운 고양이 문명을 건설하려고 하는 고양이 바스테스에게 인간 나탈리는 문명에는 <사랑, 유머, 예술>이라는 세 가지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힘으로 상대방을 파괴한다고 해도 결국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주고, 각성시키는 예술을, 생각을 말과 글의 형태로 고정시켜 남기는 힘을, 또한 사랑과 유머를 통해 상대방과 소통하고 이해한다는 것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강한 무력도 개개인의 마음을 통제하고 부술 수는 없고, 단일한 힘은 연대를 이길 수 없는 법이다.

 

 

사실 바스테스는 강하지도 않고 성급하며 자기 중심적인데다가 실수도 자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탐구하고 소통하고자하며 궁금해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을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사랑스런 고양이인지.

 

 

<고양이>에서 <문명>으로 이어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3부작이 이제 마지막을 남겨 놓고 있다. 과연 바스테스와 고양이, 인간, 앵무새, 개 등 다양한 종이 모인 이 연합의 모험이 어떻게 이어질지, 과연 바스테스는 고양이 문명을 건설할 수 있을지, 문명을 다 읽자마자 벌써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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