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격언집 - 잘난 척 인문학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임경민 지음 / 노마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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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네덜란드의 인문학자인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가 1500년 그리스․ 로마의 명언들을 모은 책인 [아다지아]에서 뽑은 격언들 중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지혜를 담고 있는 이 명언집은 출간된 당시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꾸준히 증보되었으며, 5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책 속 여러 표현들이 여전히 친숙하게 사용되고 있다.

 

 

허세와 위선, 사랑과 우정, 가족과 행복, 희망과 미래, 순리와 원칙, 처세의 지혜와 분수 등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각 주제에 맞는 격언들을 소개되고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회에 통용되는 문구들이 있는가 하면 당대의 시대상이나 문화,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문장들도 자주 눈에 보인다. 격언에 대한 해박한 해설까지 곁들여져 있어 문장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타인을 험담하는 사람에게 동조하는 사람에게 해주는 말인 호라티우스의 풍자시집에 나오는 ‘Quid rides? motato nomine de te rabla narratur(뭘 웃나, 이름만 바꾸면 당신 이야긴데)’ 같은 문장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우정에 관한 격언들은 한 문장 한 문장이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는 속담과 같은 의미를 가진 ‘Duos insequens Lepores neutrum capit(다 잡으려다가는 몽땅 놓친다)’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명언도 곳곳에 보인다. 이솝 우화에서 본 것 같은 경구나 요즘 자주 사용하는 ‘Memento mori' ’Spero spera' 같은 격언 역시 눈에 띈다.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언어이자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어 같은 로망스어의 근원이기도 한 라틴어는 현재는 교회 외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라틴어는 이러한 격언들 때문인지 의외로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는 점이 재미있다.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틴어 문구다.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행복해질지, 불행해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기 보다는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가장 후회하지 않는 길이 아닐까 최근에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서일까. 이 문장이 좌우명과도 같이 되어버렸다.

 

 

오랜 세월 잊혀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책이나 글, 문장은 그만큼의 시간을 이겨낸 이유를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시 한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노트에 메모해 놓은 문장들이 빼곡했다. 일상에 지쳤을 때, 실망하거나 지쳤을 때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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