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 전집
이솝 지음, 최인자 외 옮김, 로버트 올리비아 템플 외 주해 / 문학세계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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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동화책으로 읽거나 이야기로 듣던 이솝우화를 좋아했었다. 특히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서워했던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다. 아이들을 위한 우화라고 생각했던 이솝 우화를 성인이 된 후 무삭제 완역판 정본으로 다시 읽어보니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름과 동시에 왜 ‘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인지 알 것 같았다.

 

 

사실 이솝(Aesop)이 그리스 우화작가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보다도 더 오래전인 기원전 6세기 초의 인물이라는 점 역시 놀라웠다. 이솝 우화가 이렇게 오래된 이야기라는 사실은 그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지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화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동식물을 의인화한 보편적인 지혜를 담고 있는 경구를 설명하는 이야기’라고 검색된다.
책에 수록된 358개의 우화는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이야기보다 새롭게 보게 된 내용이 더 많아 흥미로웠다. 게다가 주해자인 로버트 템플, 올리비아 템플은 텍스트의 원본을 가급적이면 수정하지 않은 형태의 번역을 통해 우화가 담고 있는 본연의 의미를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은 형태의 이솝 우화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 역시 좋았다. 더불어 원전이나 관련 판본, 자료들을 꼼꼼히 검토한 주석 역시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금도끼 은도끼’의 원전인 ‘나무꾼과 헤르메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내기를 하는 ‘북풍과 태양’ 이야기처럼 널리 알려져 있는 우화부터, 가까운 사람의 배신이 훨씬 견디기 힘들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무척 공감이 되었던 ‘나무꾼과 소나무’, 두 명의 정부로 인해 결국 대머리가 되어버린 ‘중년 남자와 정부’처럼 웃음을 자아내는 우화도 있다.

 


‘공작새와 학’, ‘애꾸눈 암사슴’처럼 교훈을 담은 경구 같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우화도 많지만, ‘여행길에 오른 디오게네스’처럼 조금 공감이 가지 않는 이야기나, 자신의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제우스에게 애원하는 당나귀들’같이 그 시대 운명에 대하는 자세를 볼 수 있는 우화도 여러 편 보여서 이솝 우화가 쓰여진 시기의 사회상 역시 엿볼 수 있었다.

 

 

도덕적이거나, 교훈을 주거나, 어떨 때는 냉혹한 현실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냉소적일 때도 있는 짧으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358편의 이솝 우화와 이야기 끝에 덧붙여진 교훈은 기대 이상의 재미와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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