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오디세이 : 라이프 - 인간.생명 그리고 마음 과학오디세이
안중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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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류, 마음의 근원을 향한 과학적 여정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왔다. ‘나는 누구인가?’, ‘인류의 기원은 어디서 왔는가?’와 같은 근원을 탐구하는 질문들에 대해 답을 과거에는 철학이나 종교에서 찾았다면, 21세기에는 비약적인 과학 발전을 바탕으로 뇌과학, 생물학, 물리학, 진화심리학 같은 과학 분야에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라이프 - 인간․ 생명 그리고 마음>, <유니버스 - 우주․ 물질 그리고 시공간> 2권으로 이루어진 과학 오디세이 시리즈를 통해 세상, 인간,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최신 학설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 중 <라이프>는 인간의 기원과 생명의 탄생, 유전자, 뇌과학을 통해 마음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 종교나 신화에서 그 근원을 찾던 인류의 기원을 오늘날 유전자, DNA분석 같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원시영장류에서 원숭이, 유인원을 거쳐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은 꼬리가 없는 최초의 유인원에서 직립보행, 도구의 제작, 육식, 화식을 통해 뇌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언어, 사회성을 발전시키는 여러 단계를 거쳐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로 진화했다. 반복되는 혹독한 자연 환경으로 멸종의 위기를 극복하고 1만년전 신석기 시대 400만 명 정도였던 호모 사피엔스는 농업혁명, 과학혁명 등을 거치면서 오늘날 78억 명에 달하는 거대한 종이 되었다. 저자는 다른 동물에 비해 약한 신체와 소수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던 호모 종이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다양한 특징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그 특성들이 인류 고유의 것만이 아님을 보여줌으로써, 인간만이 특별한 종이 아닌 지구상의 다른 존재들과 동등한 일원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1장에서 소개하는 인종과 관련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0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은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한 종 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백인과 흑인, 아시아인 사이의 유전정보 차이는 평균적으로 5~10%에 불과하며, DNA를 분석해보면 서울 시내에서 임의로 선택한 두 사람 보다 한국인과 아프리카 마사이족 간의 평균 차이가 더 크다고 하니 인종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다시금 상기시킨다.

 

 

개인적으로 기억, 마음, 웃음, 예술, 자유의지 같은 인문학이나 철학적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분야를 과학을 통해 설명하는 3장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가 흥미로웠다. 웃음의 기원을 위험 상황이 아님을 주변에 알리는 행위로, 타인과의 감정적 소통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며, 감정을 공감하는데 사용되는 뇌의 거울뉴런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던 수단이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나, 뇌가 착각이나 오류에 취약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플라시보 효과’, 기억을 강화하는 방법, 잠과 뇌의 관계 같은 부분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부분이 많이 해소되었다.

 

 

과학적 영역에서 보자면 폭력이나 이기심 뿐만 아니라 도덕, 이타심 역시 무리생활에서 생존에 유리하기 위해 발전된 본능이라고 해석한다. 다른 동물에 비해 약한 신체를 보완하기 위해 무리생활을 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불공정이나 이기적 행위가 공동체의 위협, 나아가서는 생존의 위협으로 간주하여 협동성이라는 고도의 사회적 본능을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우리는 삶에서 파생되는 많은 궁금증을 과학적 논리로 대답이 가능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마음은 뇌의 뉴런의 작동 원리로 해석되고,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하여 인류의 모계조상 ‘미토콘드리아 이브’를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행복의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은 무엇인가. 같은 근원적 질문에 아직 과학의 영역에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미비하다. 또한 인간의 모든 행동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일면이 아닐까.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과학적 사실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 관점과 깊은 철학적 사유의 조화가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하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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