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길을 걷다보면 자주 보게되는 스타벅스 로고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는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을 한 인어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상징은 단순한 세이렌이 아니었다. 여러번 로고가 변경되긴 했지만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에 있는 첫 스타벅스 로고를 보면 흔한 세이렌의 모습이 아닌 책 속 '유럽의 전설과 괴이한 일'챕터에 등장하는 두꼬리 인어의 모습이다. 유럽에서 7세기 경부터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이 형상은 절대적인 강인함과 번영을 상징했다고 한다.

유니콘과 그리핀, 스핑크스와 미노타우로스. 고대의 신화 이야기나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신비한 동물사전 같은 판타지 영화나 소설, 더불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로고와 모티브 속에 등장하는 상상 속에서나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괴물의 존재는 생각보다도 우리의 삶 속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그러고보니 최근에도 백두산 천지에 길이 2m가 넘는 괴물이 출현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영국 호수에 산다는 '네시'나 히말라야의 '에키'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미지의 생물이 단지 상상 속 존재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즐거워지기도 한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고대근동신화, 이집트 신화, 그리스 신화, 다양한 종교전설과 여러 민족 전설 속 110가지 괴물들은 페가수스, 키메라, 늑대인간, 멘드레이크 같은 조금은 익숙한 명칭도 보이지만 무슈슈, 아바리몬, 카르카탄 같이 대부분 생소한 괴물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처음 만나는 괴물의 이야기만큼이나 감탄할 만큼 다양하고 기이한 각각의 이미지들은 재미와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이런 다양한 신화나 전설 속 괴물은 흔히 사람들이 미지의 현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라고들 한다. 그래서일까 상상 속 괴물의 모습들 중 많은 경우가 자칼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가진 '아누비스'나 사람의 머리를 가진 새인 '바'처럼 일부는 동물의 형체에 일부는 사람의 형체가 합쳐져 있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게다가 원형을 거슬러가다보면 동서양이 교류가 적던 시대 비슷한 전설이나 형상을 가진 괴물의 모습을 보다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관념이라는 것이 진정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된다.

고대와 중세, 동서양의 사상과 관념, 종교와 정신이 담겨 탄생한 다양한 괴물은 생소하고 기괴하면서도 어딘가 친숙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먼 옛날 탄생한 이 괴이한 생물들이 끊임없이 재조명되고, 변형되며 현재의 관념을 담아 새롭게 탄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신기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신화나 판타지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하고픈 책이다. 괴기스럽고 기이하지만 때론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는 각양각색의 도판과 이미지만으로도 상상력이 물씬 자극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