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역사 - 말과 글에 관한 궁금증을 풀다
데이비드 크리스털 지음, 서순승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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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한다.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잠자리에 들 때 까지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스마트폰의 메시지를 읽고, 방송을 듣고, 일과나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동안 언어와 무관한 시간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나도 일상적이어서 일까, 성장해가면서 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때 까지 어떤 과정을 통해 언어를 습득했는지,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어떤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거나 생각해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언어학자인 저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은 언어의 변천, 사회적 용례, 다양성, 위기언어, 수화, 인터넷,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 같은 40가지의 폭넓은 주제에 통해 언어에 대해 쉽게 접근하면서도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초반의 챕터들을 통해 아기가 태어나 울음소리를 시작으로 발음을 익히고 어휘와 문법을 학습해가며 소리가 단어와 문장으로 이어지고 능숙하게 언어를 사용하기까지 체계적인 과정을 보면, 평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얼마나 과학적이고 복잡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언어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나라별, 시대별 차이는 물론이고, 세대별로 선호하는 어휘도 다르다. 또한 사적인 공간, SNS, 전문 분야 같이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하나의 어휘에도 다양한 약어, 속어가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미디어와 인터넷을 비롯한 사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언어의 변화 속도 역시 가속화되면서 용어나 어휘의 생성과 소멸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 중 하나는 영어나 중국어, 스페인어처럼 사용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거대화되는 언어가 있는가하면, 상대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언어 역시 많다는 점이다. 언어학자들은 앞으로 100년 내에 전 세계 언어 절반이 사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현재도 약 2주마다 한 개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아프리카나 소수민족의 언어만이 아닌 우리 가까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제주어’는 2011년 유네스코에서 분류하는 사멸 직전인 소멸 위기언어로 분류되었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인가 읽었던 하나의 언어가 소멸하는 것은 하나의 문화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글이 떠올랐다.

언어의 중요성을 들자면 끝이 없다. 언어는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다양한 사실과 감정을 전달하며, 역사와 전통, 문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준다. 물론 언어만이 소통과 표현의 수단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정확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의 원제는 ‘A Little Book of Language’다. 이 작은 책은 나에게 언어라는 큰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해준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저자가 영어사용자인지라 연구 과정이나 예시들이 영어를 기준으로 되어 있어서 변천이나 속어, 놀이 언어같은 부분에 대해 100% 이해할 수 없어 아쉽다는 점이다. 이럴 때마다 다중언어사용에 대한 욕심이 되살아난다. 역시 다시 언어공부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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