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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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미피디아’에 따르면 <고양이>란 [해가 질 무렵부터 사람으로 둔갑할 수 있지만, 진짜 사람과 피부가 닿으면 다시 고양이로 돌아간다. 대부분 잘생겼다.]로 정의된다고 한다.

출판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리해고를 당하고 생계의 위기에 처한 ‘마시타 구루미’는 비 오는 날 택배 상자 속에 갇혀 강가에 떠내려가던 검은 고양이를 구하고 <커피 구로키>의 주인 구로키 하나를 만나게 된다. 다음날 카페 점장자리를 지원하기 위해 찾아간 구루미가 마주친 것은 하나씨가 아닌 카페 점장이라고 소개하는 기모노를 입은 잘생긴 남자. 그런데 이 미남. 하는 말마다 무시무시하다.

“나의 집사가 되어줘.”

“나를 위해 고양이 목걸이를 사줬으면 해.”

“고양이 목걸이를 하고 지내고 싶어. 사육당하고 있다는 증표를 원해.”

당황스러운 사태에서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치던 구루미는 남자와 닿게 되자 그 순간 변태 미남이 고양이로 변신했다. 이 고양이가 바로 어제 구루미가 구한 검은 고양이 포였던 것. 알고보니 대부분은 고양이는 해가 지면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지만, 사람의 손에 닿으면 다시 고양이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게다가 포를 구하려다 머리를 부딪힌 구루미는 어느새 고양이 말을 이해하는 능력까지 가지게 되었다. 결국 구루미는 포의 강력한 요청과 경제적 사정으로 포가 점장으로 일하는 카페에서 일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카페 운영이 시작되지만, 구루미의 기대와는 다르게 이 카페 손님은 하나같이 고양이..고양이 뿐이다. 각각의 사정을 안고 카페를 찾아온 삼색 고양이 마게타, 러시안 블루 유리, 그리고 고양이 목걸이를 원하는 검은 고양이 포까지. 사랑스럽고 마음 따뜻해지는 사연들을 해결하며 구루미와 고양이들의 통통튀는 것만 같은 일상이 이어진다.

까칠한 독설가지만 잘생기고 커피를 잘 내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포,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년 마게타, 남성미 넘치는 북구 미남 유리. 세 남자(라고 쓰고 고양이라고 읽어야 할까)와 각각의 사연에 잘 어울리는 맛있는 커피. 거기에 마음 약한 것 같으면서도 심지 굳은 고양이 한정 두리틀 구루미까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란 이런 것일 것이다. 미남과 ‘옹’과 ‘냥’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 고양이어로 둘러싸인 환경이라니,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환경이 아닌가.

고양이는 사랑스럽다. 도도한 듯 멀리 있다가도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온기와 사랑스러움을 아낌없이 나눠준다. 보고 있기만 해도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헌데 이토록 사랑스러운 존재가 밤에는 미남으로 변한다. 포와 구루미, 마게타의 대화를 듣고 있자면 기모노를 입은 미남들의 뒤로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저절로 떠오른다. 게다가 구루미를 열심히 훈육(?)하는 달변가 포의 말을 듣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반성하고 되짚어 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점원 구루미와 세 고양이가 함께하는 따뜻한 장소. 이런 카페라면 매일매일이라도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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