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 - 그림으로 보는 세계 신화 보물전
최희성 엮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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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길가메시로부터 토르와 제우스에 이르는 신화 여행

어린 시절부터 자주 접해왔던 그리스-로마 신화, 최근 마블 영화로 어느새 친숙해진 북유럽 신화 이외에도 세계에는 무수한 신화가 존재한다. 요즘 신화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신화를 한꺼번에 다루는 개관서 같은 책을 찾고 있었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책에서는 인류 최초의 문명이 시작된 메소포타미아를 시작으로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중국, 일본, 헤브라이, 태국, 베크남, 필리핀, 몽골, 티벳, 그리스, 발트해, 슬라브, 켈트, 핀란드, 북유럽, 아프리카 줄루족, 도곤족, 폰족, 거인족, 마야, 잉카, 에스키모, 아메리카 인디언, 아스테카, 폴로네시아까지 30여개에 이르는 세계의 다양한 신화를 소개하고 있다.

워낙 다양한 나라의 신화를 다루다보니 주로 창조신화와 영웅신화, 유명한 신을 위주로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지만, <그림으로 보는 세계 신화 보물전>이라는 부제답게 내용과 관련된 도판과 사진 등이 많이 수록되어 있고, 평소 접하기 어렵거나 전혀 알지 못했던 신화도 많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최초의 영웅 신화인 길가메시 신화나 켈트 신화의 영웅 쿠 훌린 이야기, 엑스칼리버와 원탁의 기사가 자동으로 떠오르는 아서 왕 신화 같은 영웅 신화는 흥미진진한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 속으로 안내한다. 페르시아 창세 신화, 인도네시아의 하이누웰레 신화, 정령과 작은 신들이 가득한 슬라브 신화, 락 롱 꾸언과 어우꺼라는 베트남 건국 신화, 아프리카 요루바 신화 같이 신의 이름도, 내용도 생소한 여러 신화들은 신화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 보여준다.

제목처럼 신화를 통해 그 나라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고까지 말할 순 없지만 신화 속을 들여다보면 자연조건이나 환경, 각각의 생존방식에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신화는 자연친화적이고, 이누이트 신화는 수렵 생활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노아의 방주이야기의 기원이 되는 수메르의 홍수 신화를 보면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 재해를 고대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조금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신화란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각 나라마다 독자적이고 독특한, 그러면서도 서로 영향을 받은 다양한 신화는, 신화가 만들어지던 시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문화 속에서 생활했는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더불어 신화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소재로도 훌륭하지만 이야기로서도 무척 매력적이다. 아쉽게도 이 책에는 너무 많은 문명의 신화를 다루고 있다보니 각 신화의 맛보기 같은 느낌을 받아서 오히려 신화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졌다. 본격적으로 신화를 좀 더 깊게 다루고 있는 책들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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