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어떻게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나 - 석기 시대부터 부동산 버블까지, 신경인류학이 말하는 우리의 집
존 S. 앨런 지음, 이계순 옮김 / 반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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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생활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의식주’이다. 옷과 음식 그리고 집은 우리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문화인류학 교수이자 신경인류학자인 존 S. 앨런은 석기 시대부터 현대까지 집의 진화와 집이 우리에게 어떤 느낌과 영향을 주는 존재인가에 대해 진화적, 인지적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 종(homebodies)이다.

(중략) 우리는 보다 근본적으로 집에 마음을 둔다(homeminded).

집은 단순히 사람이 살고 있는 여느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인지 안에서 특권적인 공간이다. 집은 편안함, 안전함, 그리고 통제의 느낌들을 불러일으킨다.'(P9~10)

 

들어가는 글에서 인간에게 있어 집이란 어떤 존재인지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현대에는 과거에 비해 학교, 직장, 다양한 사회생활로 인해 점점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혹은 여행을 떠났다 집에 돌아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낀다.

 

저자는 1장 [집의 느낌]부터 7장 [더 나은 집 만들기]까지 총 7장을 통해 집의 느낌이 우리에게 왜 안정감과 평온함을 주고, 우리의 마음과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고,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하여 초기 유인원의 생활을 통해 집의 진화적인 기원과 생활보다는 경제적인 개념으로 변해가는 주택, 부동산버블, 노숙 같은 오늘날의 문제점을 통해 그 해결점의 실마리와 어떻게 하면 더 낳은 의미의 집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집은 어떤 구조물에 의해 정의된 장소가 아니라, 활동과 관계에 의해 그리고 기억과 정보에 의해 정의된 장소다.’ (P45)

 

집이란 주택이나 거주지가 아니다. 물질적이지만 또한 심리적인 공간이다. 초기 인류가 주택이라는 형태가 없이 생존과 양육을 위해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현대까지 구조나 형태, 구성은 계속 변화해왔지만 집이 우리에게 주는 궁극적인 의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향수병, 경제적 또는 다른 이유로 집을 잃거나 빼앗긴 사람들, 집이 없는 아이들의 위탁과 정신적 노숙의 사례를 통해 집이 인간에게 정서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집이라는 공간을, 집의 느낌을 잃었을 때 우리가 무엇을 잃을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집은 나를 보호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휴식의 공간이며,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관계가 발생하는 곳이다. 가족의 단위와 집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와 형태가 변화하는 지금 ‘집’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여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중요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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