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알못은 여기 모여라! - 와인1학년

와인 1학년
고쿠보 다케루 지음, 소은선 옮김 / 단디(도서출판) / 2019년 2월

술 중에서도 유독 와인은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이다. 요즘은 가까운 마트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구매할 수 있지만, 막상 구매를 하러 가면 대체 어떤 와인이 내 취향에 맞는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전문가의 추천에 의존하고 만다.

게다가 와인은 장소, 상황이나 음식과의 마리아주도 고려해야 할 것 같고, 접하면 접할수록 어렵게 느껴져 선택할 때마다 고민이 많아진다. 아무리 오래 만나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이 같은 기분이랄까. 그런 거리감을 단숨에 줄여줄 것 같은 책을 만났다.

만화 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출판된 책답다고 해야할지(저자가 애니메이션 덕후라고 한다.). 코르크 위에 귀엽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의인화된 다양한 와인 품종에 대한 설명들을 읽다보면 와인이 훨씬 편하게 다가온다.

대파를 손에 꼭 쥐고 있는 모습에 솔직하고 쿨한 성격의 뇌가 순진한 미소녀 ‘소비뇽 블랑’이나 몽실몽실한 분위기의 꽃미남 ‘비오니에’, 다이나믹하고 시원시워한 걸크러쉬 여학생 ‘진판델’ 같은 캐릭터 설명은 각 품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참고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카베르네 소비뇽’은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우등생!이라고 한다. 와인계의 우등생이라니. 카베르네 소비뇽이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당장이라도 다시 마셔보고 싶어졌다. 우등생이라는 이미지는 대체 어떤 맛인걸까 궁금해진다.

저자는 시작하는 말에서 와인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건 많은 지식 보다는 ‘두근두근 설렘’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책에서도 역사적 배경, 어려운 지식보다는 와인의 차이를 느낄 수 있기 위해 알아야 하는 품종의 특징과 평소 와인을 접할 때 궁금했던 소박한 궁금증들을 해결해준다.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 같은 평소 자주 접하는 품종부터 처음 들어보는 ‘피노 그리’, ‘그르나쉬’ 같은 특성 강한 품종까지 산지별 소개는 직접 마셔보면 어떤 느낌일지하는 궁금증이 저자의 말처럼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다가온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와인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두 접해보고 싶어진다. 정말이지 술을 부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