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외로 읽는 한국 현대사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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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조약에서 북미 정상회담까지, 속보와 이슈로 읽는 현대사 150

'호외'라는 단어를 백과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신문사가 중요한 뉴스를 속보하기 위해 정기간행 외에 임시로 발행한 인쇄물]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1970년대까지 속보로서 주요한 기능을 가졌던 호외는 라디오와 TV의 등장으로 점점 사라져갔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실시간 기사 검색과 속보 확인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어딘가 낯선 단어처럼 들린다. 저자는 단순한 속보의 기능이 아닌 역사의 기록으로서의  호외의 또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지난 역사 속에서 호외는 대사건의 색인과도 같다(p6)
18762월 강화도 조약부터 5.16 군사 쿠테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0186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까지 총 86건의 호외를 통해 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1894조선신보에서 청일전쟁이 임박했다는 첫 호외가 조선인에 의해 발행되고, 그 후 일제강점기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우승 속보에서 일장기를 말소하여 폐간조치를 당하는 등의 일제의 탄압과 해방 후 유신시대의 언론탄압을 버텨나가며 1900년대 속보로서, 그리고 역사의 기록자로서의 호외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손으로 써 등사본으로 제작하는 필사본 호외를 냈던 독립신보가 임시정부 내각 명단을 급하게 발표하면서 이름을 잘못 기재해 발행한 오보나, 독립운동가들의 투쟁, 순국 기사가 보도 금지로 몇 개월 후에나 호외로 보도되는 열약한 환경 속에서도 호외는 존재했다.

시대에 따른 다양한 판형과 지면 구성의 변화, 빽빽한 한문으로, 세로줄로 된 옛 한글로, 큰 글자의 타이틀과 한문, 한글이 혼용된 책에 삽입된 다양한 호외의 사진들은 그 시대마다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대한제국 때 발행된 대한매일신보의 경우는 국한문 혼용판과 더불어 민중들을 위해 순 한글판을 함께 개재했다고 한다.

호외의 원문들을 각 챕터마다 삽입해서 그 당시의 기사 원문이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있다. 호외 기사 원문을 직접 읽어보고 싶었지만 따로 기사 원문이 수록되어 있지 않아, 너무 작은 사이즈의 기사나 한문으로 된 기사들은 타이틀 외에 내용을 알 수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쉬운 점이다.
주요사건들의 호외를 따라가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고, 최근 기사들을 보면서 그 사건들이 일어났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역사의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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