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와인이 필요하다 - 국가대표 소믈리에의 와인 이야기
정하봉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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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을 보자 얼마 전 본 영화가 생각났다.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이라는 영화로 아버지로부터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이너리를 물려받은 세 남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자체도 좋았지만 와인을 만드는 과정이 무척 인상 깊었다. 포도 알을 먹어보며 수확 시기를 결정하고, 사람들이 직접 포도를 수확해 수작업으로 분류하고, 발로 으깨가며 만들어내는 와인 제조 과정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삶의 철학이 담겨있는 것 같아 오래도록 여운을 남아있었다.

저자 정하봉 소물리에는 한국에서 첫 번째로 세계대회 출전한 국가대표 1호 소물리에로, 현재도 BLT스테이크 책임자이자 메리어트 호텔 수석 소물리에로서, 그리고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와인행사기획, 강연, 방송 등으로 왕성히 활동 중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와인의 역사, 품종의 분류, 특색 같은 전문지식은 물론이고 소물리에란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부터 실생활에서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담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와인 디너 행사나 와인앤버스커, 구름 위의 산책 같은 와인페어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은 생소했다. 어느덧 와인은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와인은 사용하는 품종이 같더라도 ‘테루아’라고 표현되는 고유한 토양, 기후조건, 자연환경에 따라 다른 맛과 향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에 인접한 포도밭이라고 할지라도 와인메이커에 따라, 매해 포도밭의 상태에 따라 매년 다른 와인이 탄생한다고 한다. 똑같은 와인은 두 번 탄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그러한 점 때문에 와인을 자주 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암호해독과도 같은 어려움을 안겨주지만, 한번 흥미를 가지면 다양한 즐거움을 주기도 하는 것 같다. 

소물리에로서의 저자의 이야기와 국내 와인시장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술인 와인의 탄생, 로마제국과 기독교 문화의 발전과 맞물려 와인이 유럽에 활발히 전파된 과정, 대표 지역들의 특색, 파리의 심판 같은 흥미로운 사건들과 현재 세계와인업계의 흐름까지 소개하고 있는 ‘와인보다 맛있는 와인이야기’로 와인의 흥미를 돋구고 색, 당도, 바디 등으로 보는 와인분류법, 대표적인 포도 품종의 특색, 구세계와 신세계 와인라벨을 읽는 방법 등 실전으로 와인을 접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어,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구성이다.

이 책을 통해 흥미는 있지만,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 편하게 접하지 못했던 와인에 한 발짝 다가간 느낌이다. 책을 덮고 나니 와인코너에 가서 여러 라벨을 읽어보고 스스로 마음에 드는 와인 한 병을 골라 친구와 함께 마시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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