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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 - 민화 ㅣ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5
윤열수 지음 / 다섯수레 / 2018년 2월
평점 :
책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친숙하고 정겨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작품들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서민들이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하던 실용화이자 생활화 ‘민화’의 다양한 작품들을 책 한권을 통해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민화는 조선시대까지 ‘속화’라는 명칭으로 사용되었고, ‘민화’라는 용어는 의외로 민화에 관심이 많았던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민속적 회화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하였다고 한다.
옛 그림이라고 하면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 책에서 만난 민화들은 유명한 화가들의 풍속화같은 그림들과는 또 다른 매력들이 존재했다. 산수도, 화조도, 어해도, 문자도, 책가도, 인물도, 작호도, 영수도 등 다양한 종류의 민화에서 그 시대 사람들의 바램, 희망 같은 것들을 더 잘 보여줘서 내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왔다. 양반들이 감상하는 그림이 형태보다는 뜻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민화는 이해하기 쉽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래서일까?
꽃과 새가 같이 그려진 ‘화조도’는 사랑과 행복의 상징이라고 한다. 매는 부리와 발톱으로 재앙을 막아주는 상징이고, 포도알이 풍성하게 달린 ‘포도도’는 대대손손 자손이 번창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 상징들은 모두 하나하나 깊은 뜻을 품고 있었다. 새우는 등이 굽어서 바다의 노인이라고 불렸는데 한자로 ‘해로’라는 단어가 백년해로와 발음이 같아서 부부가 백년해로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하고,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뜨고 자기 때문에 삿된 기운들로부터 집을 지켜준다는 의미로 쓰인다니 옛 사람들의 지혜는 놀랍고 유쾌하다.
옛날 동화책에서도 호랑이는 자주 도움을 주는 존재로 자주 등장했던 기억이 있다. 민화에서의 호랑이 또한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나쁜 것들로부터 지켜주는 상서로운 존재로서 등장한다. 너무나도 천진하게 웃는 모습의 호랑이를 담은 ‘작호도’는 길조와 수호의 상징이라는 의미에 앞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