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 괴짜 과학자들의 기상천외한 죽음 실험실
코디 캐시디 & 폴 도허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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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엉뚱하며 흥미진진한 책이 출간되었다. 어렸을 적 상상 속에서, 영화나 TV를 보면서 가끔 실제로 일어날 것 같진 않지만 상상해보게 되는 죽음의 유형들이 있다.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데 상어가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거대한 폭포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같은 생각들이다. 여기 과학자와 편집자 두 사람이 우리에게 45가지의 기상천외한 죽음에 대한 상상과 그 결과에 대해 과학적인 대답을 해준다. 

물론 모두 상상만은 아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나, 실험에 의해 밝혀진 결과들도 있다.
바나나 껍질이 과연 얼마나 위험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교수들이 열심히 실험을 하고(심지어 바나나껍질을 밟는 것은 얼음 위를 고무 밑창으로 된 신발을 신고 걷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한다. 바닥에 있는 바나나껍질을 항상 경계하자.), 어느 부위를 벌에 쏘였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지 궁금한 나머지 매일 다른 부위 다섯 곳에 스스로 벌에 쏘여 부위마다 고통스러운 강도를 실험하고, 나무통에 들어간 채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스스로 떨어지며,  얼마나 깊이 땅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지 호기심만으로 엉뚱한 도전을 시도했던 사람들 덕분에 상상만 했던 일들을 책으로 대리체험해볼 수 있었다. 인간의 호기심이란 실로 무궁무진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는 상태에서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벼락을 맞는 불운한 상황을 실제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죽음은 두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심지어 이 책에 나오는 죽음들은 실제 맞이할 확률은 무척 희박하겠지만, 엄청난 고통과, 인간의 형태도 유지하지 못하고 플라스마 형태나 기체, 원자 형태로 변화하게 될 정도의 무시무시한 죽음들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실험과 정확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인지 한 장 한 장 읽어갈수록 푹 빠져들게 된다. 게다가 이 희박한 확률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의 최선의 행동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고 있다. 물론 가급적이면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죽음의 경우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한다면?’이다. 흔히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면 중세시대나, 화려했던 시대, 아니면 궁금한 미래로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생각은 무척 옳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책으로 확인했다. 49억 년 전, 38억 년 전, 14억 년 전, 3억 7,000만 년 전, 320만 년 전, 10억 년 후....차례차례 그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한다면 무척 쾌적하지 않으며, 위험천만한 시간여행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꼭 가야 한다면 3억 7,000만 년 전으로 가자. 가장 생존확률이 높은 듯하다.

 ‘달로 가는 우주선에 몰래 올라탄다면?’, ‘땅속에 지구 반대편으로 연결되는 터널을 파고 뛰어든다면?’ ‘목성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태양에 발을 디딘다면?’ 이런 질문들에 이렇게 객관적이고 성실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니.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과학자직접 경험해 볼 수 없기 때문에 더 흥미로웠다. 가까운 책장에 꽂아두고 자주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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