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들 중에서 남자 친구들과 아예 섞이지 않는 부류도 있어요. 구분 없이 모두와 잘 지내는 건 호수의 장점이에요. 하지만 A와의 관계에 있어서는...호수가 절대 이길 수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어가 달라서에요. 일상의 언어도, 놀이의 언어도 달라요. 예를 들면 B는 남자이지만 호수와 투닥거려도 그 둘은 양방향이에요. 그러니 감정적으로 나아가진 않죠. 그런데 A와는 편도에요. A가 시작하고 A가 마무리를 짓죠. 호수는 약이 오르다 못해 씅이 날거에요(다시 한번 폭소!!)”나는 진즉에 그 둘은 합의점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A가 작년부터 호수를 좋아하고 있음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인 나는 비겁한 방법으로 호감을 표하는 걸 “너가 좋아서 그래~” 라고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담백하고 순수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라는 것을 알지만 그 부족함을 괴롭힘으로 표현 하는 것을 괜찮다 할 순 없었다. 합당하지 않은 것을 부족하단 이유로 정당화 하는 건 싫었고 그래서 나는 이 책의 결말이 좋았다. 결국은 #냄새나는빨대 를 이용해 마음을 얻지 않은 주인공의 선택이 기특했다. 아니, #냄새나는빨대 를 이용해 어떤 누구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택을 하지 않은 현명함이 좋았다. 사실 마음이란 편법을 써서 얻을수 없을뿐더러 마음이 소유의 개념이 아님을 지혜롭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쏙 들어온다. 의식하고 의도하여 행하기 보단 선택의 기로에서 선의를 베푸는 것으로 내게 주어진 카드를 사용하는 주인공 #푸름이 순수함을 높이사고 싶었다. 우리는 자칫 왜곡된 표현으로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그리고 그럴 땐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라고 한다. ‘그런 뜻’ 안에 숨겨진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강함에 대해 말하는 책을 만났다 #키큰도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