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건네는 바통 - 제46회 샘터 동화상 수상작품집 샘터어린이문고 80
진선미.양수현.이혜미 지음, 어수현 그림 / 샘터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 이 책 읽었어? 어쩐지 초등학생들에 달콤한 사랑이야기 같은데… 맞아?“ 녀석이 넌지시 물었다. 한창 몽글몽글한 마음이 피어나는 시기라 표지 그림을 보고 그리 짐작한 모양이었다. 어떻게 말을 해줄지 고심하며 책을 떠올리다 슴슴한 맛이 나는 이 동화들이 너무 좋아 피식 웃음이 세었다. 책을 펼치기 전 설레임을 가로채고 싶지 않아 미소로 답을 대신하며 따끔함이 없는 세개의 이야기가 아이에게 꼭 필요할거란 생각도 들었다.

여름동안 건강을 잃어 병원을 자주 오가야 했고, 더 오래 함께 할 줄 알았던 강아지와 이별했다. 나만의 엄마가 할아버지의 딸이라는 것을 직시하게 됐다. 변화된 일상과 함께 밀려드는 생소한 감정에 버거울터였다. 그래서 인지 아이는 책을 읽으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책을 읽는 동안은 강아지를 그리워하며 울지 않았고, 본인의 아픔도 잠깐 잊는 것 같았다. 부재중인 엄마의 자리를 대신 채워주는 것도 책이었다. 자신만의 소용돌이 속을 허우적 대고 있을 아이에게 #너에게건네는바통 이 선물이 될거라 생각한 요소는 건강함이었다.

이 책은 단단하지만 과즙이 가득 찬 여름 청귤의 향기가 맴돈다. 서툴지만 옹골차게 여물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들과 설익어 초록빛을 띄고 있지만 특유의 청량함을 지닌 청귤은 많이 닮아있다. 오늘도 영글지 않은 마음에 문을 두드려본다. 내가 되려 더 깊은 생채기를 내는 것은 아닌지 물어본다. 다행히 아직 문을 열어둔 꼬마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세가지 이야기, 세명의 주인공이 지혜롭고 슬기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감에 있어 초석에 놓인 건강함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책을 만났다 #샘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