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이 돌아왔다! 문지아이들 178
신윤화 지음, 이윤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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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온 날 밤, 아이가 아팠다. 열이 났고 열이 일주일째 되는 날에 입원을 했다. 열흘동안이나. 그러고 내가 아팠다. 그렇게 영화의 여운을 나눌 틈없이 한달이 지나갔다. 우린 이제서야 이 책과 함께 묵혀둔 그 영화를 펼쳐보았다. 불안이의 강렬한 등장. 불안이의 지배에 잠식 당한 다른 감정들. 그래서 당황한 당황이가 슬픔이를 도왔을거란 추측. 다른 감정들을 인정하지 않던 기쁨이의 독재가 막을 내렸지만 더 강력한 불안이로 인한 혼란. 아이는 입원 할 때에 느꼈던 무력감과 죽음에 대한 공포도 불안이 증폭된 것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비롯되는 감정인 불안은 완벽한 극복이 없을지 모른다. 내제되어 있다가 불쑥 튀어 나오는 그것을 #혜성이돌아왔다 에서 들려주는 다섯편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관계 속 불안, 두려움이 불러온 불안, 죽음에서 비롯된 불안, 혼란 속에서 피어난 불안, 공포에 포함된 불안. 이 책에서 묘사하는 감정의 조각들은 모양도 다양할뿐 아니라 질감 또한 잘 표현되고 있다. 단편집은 장편과 달리 함축적이라 읽고 난 뒤 나만의 해석이 숙제로 남곤 하는데 생동감이 뛰어난 문장들은 혼자 상상할 시간에 포문을 미리 열어주는 것만 같다. 화자와 나를 굳이 동일시 하지 않아도 쉽게 몰입하게 되는 흡인력은 각기 다른 주제의 다섯편의 이야기를 끊기지 않고 단숨에 이어 읽을 수 있게 한다.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불안이라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는지 간결하지만 밀도 있게 전달하는 이야기에서 독자의 마음이 울리는 지점은 제각각일테지만, 나의 경우엔 어른이 전반적 편의를 위해 현상을 빠르게 일단락 짓고자 아이들에 감정을 차치하고 현상을 단순, 보편화 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해 한발짝 다가가 생각해보게 됐다. 인사이드 아웃이란 영화 속에서 불안이를 부정적 감정으로만 판단하고 막으려 하는 기쁨이의 모습을 내게서 찾았다고나 할까. 어른들이 다 배려하지 못한 오류까지도 바로 잡아가며 자신의 길을 꼬닥꼬닥 걸어가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미안함과 응원을 함께 보낸다 #혜성이돌아왔다 #혜성이돌아왔다_서평단 #신윤화동화집 #초등도서추천 #문지아이들 #문학과지성사 #호수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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