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샵 앞을 쉬이 지나치지 못하는 아이에 손을 이끌고 매몰차게 그곳을 벗어난다. 품종 계량과 불법 번식으로 태어나 투명벽 너머 작은 아크릴 상자와 같은 곳에서 지내다 돈을 내는 사람이 있어야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강아지들. 이런 배경은 모른채 작고 작은 강아지들이 보고 싶은 아이에게 ‘현실을 꼭 들려줘야만 할까?’ 잠깐 멈칫했다가도 자처해서 냉정해지는 편이다. 주위에 펫샵에서 강아지를 분양 받았다는 사람들에 이유를 들어보면 한편으론 수긍이 되기도 한다. 길고 짧든 이전에 시간과 상처가 있는 유기견들을 입양한다는 것이 분양과 왜 다른지, 왜 더 큰 결심이 필요한지. 그리고 왜 꺼려지는지 까지도 어렴풋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왜 사지 않고 입양해야 하나요?”라는 말에 응당한 답을 해줄 수 있을 때까지 당분간 진정한 동물권이 무엇인지 계속 질문할 것 같다. 상실의 늪에 빠진 감정은 통제력을 잃는다. #개는용감하다 속 보호소 강아지들끼리의 다툼과 혼란은 상실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매일 내게 밥을 주고, 함께 산책하던 가족과 이별했는데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담담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되려 비정상적이지 않은가. 그들에 현실은 구조되어 보호시설에 살게 된 강아지이지만, 사랑받았던 기억 속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고 상대보다는 덜 찌질해보이려 애쓴다. 버려졌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초라해질 용기는 잘 생기지 않는 강아지들에 이야기를 읽다보면 용감함은 내제된 것이 아니라 찰나에 발휘되는 지혜이자 판단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과 얽혀지내는 모든 동물들이 용감하고 행복하길 #열림원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