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떠돌 떠돌 씨
신은숙 지음 / 미세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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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잡을 수 없이 위태로운 시절이 있었다. 곧 폭발할 것처럼 불안해서 스스로를 가만히 두지 못하던 때. 나 역시 #떠돌씨 처럼 무작정 짐을 꾸려 떠났다. 그때의 나를 함축적으로 표현하자니 ’볶아치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늘상 상기된 상태로 술렁이는 자신을 계속해서 볶아쳤다. 그럴수록 불안과 두려움은 비대해져갔고 떠나는 것만으로는 근본에 머물러 있는 그것을 찾을 수 없었지만 종착지도 없이 걷고 또 걷고 계속해서 걸었다. 껍데기를 떨치고 알맹이를 찾고 싶었던 모양이다. 내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허영과 치기를 털어내야 허구의 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답에 다다랐을 때에서야 떠도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점에 나는 나의 남편과 결혼을 했다.

확신의 열쇠는 스스로 쥐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기 연민에 빠져 버린 영혼은 쉽게 그 열쇠를 찾아내지 못한다. 그때엔 나를 판단하지 않고 흔들리는 바위에 작은 돌을 괴듯 등을 맞대줄 존재가 한명만 있어도 깊은 우물에서 뛰어오르지 못할 때 밧줄을 내려주는 것과 같은 힘을 얻는다. 언제든 각자가 흔들릴 때에 주춧돌이 되어 자리를 지키는 든든한 신의의 관계가 있다는 건 살아가는데 너무도 큰 힘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는 독자 모두의 마음속에서 피어나고 떠오르는 인물이 있으면 좋겠다. 가지와 잎이 나부끼는 중에도 목대와 뿌리는 더더 깊이 땅을 향해 파고들고 있길 바래본다 #신간 #떠돌떠돌떠돌씨 #신간그림책 #미세기신간 #미세기 #미세기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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