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귀신이 와르릉와르릉 1 - 딱 하나만 들려주오 초승달문고 49
천효정 지음, 최미란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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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황소다리에 짓눌려 잠을 설친다 하시면서도 밤마다 내 머리를 쓰다듬던 할머니 손길따라 이어지던 이야기를 까먹지 않으려 중얼중얼 되뇌곤 했다. 그렇게 아껴둔 이야기는 성경학교나 수학여행처럼 친구들과 밤을 지새우는 날에 풀어 놓는데, 말하는 재미는 물론이고 거기에 내 멋대로 가미한 양념에 친구들이 반응하면 더 신이 났다. 그렇게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듣고 구전으로 옮겨가며 자랐다. 지금에 와서 그때 그시절 이야기꾼 기지를 발휘해 우리집 꼬마의 잠자리 이야기를 책임지면 좋으련만 한때 내 저장공간에 반을 차지 하던 귀신이야기와 옛날 옛적 이야기 아카이브는 다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떠듬떠듬 이야기를 지어내다가 기승전개에서 기승도 오르지 못한 채 제풀에 지쳐 잠이 들거나 몇개의 이야기가 버무러져서 새롭고 생뚱맞은 것이 탄생하기도 한다.

#이야기귀신이와르릉와르릉 은 귀신과 전래동화의 완벽한 페어링을 통해 기억의 뒤주 속에 잠들어 있던 내 이야기 퍼즐을 조각조각 깨워간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주인공을 보며 현재의 내 조금 과장된 리액션과 입모양은 말맛을 알아버린 시기부터 시작된것인가? 하고 더듬어본다. 에두르지 않고 고백하자면 이 책은 몹시도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주제의 다양성을 통해 창작동화의 세계가 확장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동심의 눈높이에 알맞은 이야기야 말로 전래가 가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만화나 숏폼처럼 선택적인 읽기와 자극적 움직임에 익숙해져 버린 아이들이 이 책처럼 전개가 신선하고 흥미롭지만 현실과는 조금 거리를 둔 글을 많이 만나면 좋겠다. 허구의 세상에 아름다움이 얼마나 광활한 상상의 소재가 되는지 이 재치있는 책을 통해 조금 알아갈 수 있길 바란다 #문학동네 #문학동네어린이 #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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