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책모임에서 우주라는 주제로 꽤 긴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주를 신비롭게 느끼는 누군가가 있는가하면, 가늠되지 않는 무한함에 되려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부류도 있었다. 어제는 ’우주비행사가 실수로 떨어뜨린 가방이 지구를 돌고 있다.’라는 뉴스가 화제가 되었고, 네덜란드 기업이 지구 너머에 정착하기 위해 우주 인공수정 실험을 시작했다는 기사도 보았다. 우주관광 시대가 열렸고 추측이나 과학자의 주장에 근거하지 않고 인간은 실제 존재하는 은하를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은하에 문명이 존재한다는 가설이 입증될지도 모른다. 우주에 남은 것이 지구 하나 뿐이라면 그 또한 인류가 얼마나 미약한지 증명하게 될테고 반대로 지구 이외의 행성에 지적 생명체들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이용할지 연구하게 될 것이다.이처럼 #비밀의행성노아 에서 <노아>는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지구 속 인류를 구하기 위해 찾아낸 행성이다. 그곳에는 산소와 물에 에너지원이 되는 쥬피튬이 가득 매장되어 있다. 대부분 필요한 생필품은 지구에서 조달하지만 무결점하다고 믿는 그곳이 우주를 떠돌던 운석과 충돌하며 노아 역시 지구인의 기술력으로 건설된 유한한 행성이라는 한계에 다다르고 헛점들이 서서히 드러나는데… 그 혼란의 과정속에서 과학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우리가 앗아가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방법을 모색하기 보다 세균을 박멸하기 위한 제품을 찾는 모순적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비춰본다. 가습기 살균제처럼 말이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것들이 정말 우리를 지켜내는 방법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지구에서 동떨어진 #비밀의행성노아 를 빚어내어 관찰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모호하고 복잡하고 단순한 인류를 꾸짖고자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은 이질감이 없어 우리를 더욱 두렵게 한다. 지난 3년의 기억과 몹시도 닮아있는 이야기. 구제역, 집단폐사, 방호복, 마스크, 백신, 면역체계 그리고 감염, 철저히 단절되어 고립되었던 시간들. 손이 거칠게 부르트고 따가워도 소독제를 두를 수 밖에 없었던 아찔했던 순간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불신이라는 재앙이 재난상황을 어떻게 몰아갈 수 있는지 유추할 수 있기에 이 책에서 놓지 말아야 할 희망이 무엇인지 우리는 이미 조금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껏 좌시했던 혹은 잊고 있었던 주제들을 우리에 이야기로 끌고오며 발전과 성장의 본질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책을 만났다 #비밀의행성노아_서평단 #SF동화 #문지아이들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