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없는 소녀 팡 그래픽노블
마갈리 르 위슈 지음, 윤민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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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안에서 무던하게 단체생활을 잘 해내는 것이 보편적이고 평범한 것이 맞나? 라는 의심이 시작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20년도 넘는 과거이지만 그때에 주인공 마갈리와 같은 ‘학교공포증’이라는 병명이 있었다면 나는 그 진단을 받았을 것이다. 대부분 부적응자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그것도 아니면 자퇴아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 이후 점차 학교 이탈자나 학교 밖 생활자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때부터 내가 견디지 못하는 무게의 걱정을 떠안으면 편집증 증상이 일곤 했는데 차츰 내 멘탈이 견딜 수 있는 정도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고 평정을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잘 찾아갔다.

아이가 학교라는 울타리에 들어가는 것을 불안했던 이유는 철저히 내 기억 기인한 것이다. 경험으로 축적될 수 있는 체험시설을 주기적으로 찾는 목적 역시 학교 밖에 배움이나 사회생활에 끈을 놓지 않을만한 공간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가기 위한 이유가 없지 않다. 유아기에는 선택할 수 있는 기관의 폭이 넓은데 반해 초등교육 부터는 교육에 종류가 단조로워지며 범위도 좁아진다. 즉, 아이들에게 공교육 이외에 고를 수 있는 차선과 차차선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대안학교가 있다고는 하나 생활권을 아예 벗어나는 지역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고 혹은 대안이 아닌 대안교육인 경우도 있기에 학교라는 울타리에 거부감을 갖게 된 아이라면 학교를 느끼는 감수성을 회복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으로 전환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더욱 부모가 긴밀하고 기민하게 느끼고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어떤 감정이 꿈틀거리는지 알아차리는 것. 내가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되는 상황과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다양한 상황을 접하며 감정의 파도를 경험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깊이 빠져보고 헤어나오는 경험이 중첩되는 것은 몹시 귀한 시간이라 하겠다.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일 때에 까칠해지거나 움츠러드는지 통계를 내보는 것도 좋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생활은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기에 적합한 매개체이다. 공연을 즐기고, 독립영화를 함께 보고, 매일 산책을 하며 숲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고, 비가 오는 날에 냄새를 기억하는 것. 그 모든 것이 여행처럼 시간을 내어야만 하는 드물게 일어나는 특별한 시간이 아니라 내 삶에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밀접한 시간들이자 문화이다. 팬덤문화가 아니라해도 괜찮다. 피로감이 찾아 올 때에 감정을 회복할 수 있는 자신만에 통로를 갖고 있으며, 문화의 힘을 생활 속 환기로 가져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우리가 넓은 의미에 예술을 통해 시대와 공간과 국적을 넘나들며 교류가 가능해진 것처럼 창작자를 깊이 사랑하며 그들의 작품에 빠져드는 경험 속에서 내 마음을 반추 할 수 있다. 예술적 심미안을 구축하고 황홀경에 빠지는 순간이 오로지 나만의 치유라고 알려주는 책을 만났다 #주니어RHK #팡그래픽노블 #그래픽노블 #어디에도없는소녀 #청소년추천도서 #청소년문학 #책추천 #북스타그램 #독서기록 #비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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