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걸음으로 열보 남짓 거리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엄마, 언제와?” 라고 물었다. 찰나의 순간에 내게 확인 받고 싶은 사랑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때에 할일을 멈추고 일어나 다가가서 조금만 더 서로의 시간을 갖자고 다정하게 말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끈기를 갖고 본인의 시간에 집중하길 바라는 말을 던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것만 빨리 끝내놓고 네게 갈테니 너의 일을 하고 있으렴!’ 이런식의 문장이 아니었을까. 아이의 인내심을 종용하고 나서야 내 게으름이 아이 마음 속 불필요한 불안감을 키웠을거라 깨닫는 서투른 엄마에게 사랑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유해기간을 만들어 주는듯한 #언제까지나네곁에있을게 를 함께 읽으며 직접적인 증명과 안정감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본다. "엄마는 절대로 날 떠나지 않을 거죠?""엄마는 절대로 널 떠나지 않아. 엄마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엄마는 항상 네 곁에 있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진짜란다." 라는 엄마의 답변은 아이 마음에 스민 불안을 떨칠 수 있는 답이 되지 못한다. 부모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가정으로 점철된 마음에 두려움을 증폭시킬 뿐이다. 정서적 공백을 의도하는 부모는 결단코 없을테지만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의 형태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하고 작은 점이 구멍이 되어 사랑이 새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지금 시기에 내 역할은 함께 손을 잡고 학교까지 걸어가주면 좋겠다는 말에 기꺼이 그러겠노라 응답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