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여 줘 봄볕 청소년 12
유타 뉨피우스 지음, 김영진 옮김 / 봄볕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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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더위에도 머리카락을 굳이 풀고 견디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한데 그것이 예뻐보인다니 어쩔 도리가 없다. 회유책을 써봐도 먹히질 않는다. 아침에 곱단히 묵고간 머리가 하교할 땐 늘 풀려 있다. 한바퀴 휘리릭 돌았을 때에 펄럭이거나 교복을 연상케 하는 치마이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요구는 방어할 틈도 없이 날아들고, 어떤 날은 친구가 입은 원피스를 묘사하며 그런 것을 구해달라고도 억지를 부리기도 하지만 모름지기 대부분 사람이 갖고 있는 본능적 욕구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한다. 그리곤 떠올려본다. 평생 나를 에두르고 있는 직각 어깨와 튜브를 낀듯한 옆구리에 장대한 기골을 얼마나 미워했던가. 나도 이럴진데 하물며 아이가 내면을 들여다 보는건 더욱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매체라는 것이 그렇다. 나는 의도적으로 회피하려 하지만 아이는 수많은 경로를 통해 유행이라 불리우는 것을 습득하고 미적 기준을 확립한다. 흔들리고 흔들리고 또 흔들릴 것이다. 화장으로 가려보기도 할테고, 어쩌면 엄마인 나를 원망을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부디 중심을 잘 찾아가길 바란다. 뿌리가 흔들리면 유혹에 손을 덥석 잡아버리게 되니 말이다. 마음에 내막이 얇아지면 귀도 함께 펄럭대기 마련이다. 사탕발림이나 호의를 가장한 꾀임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나를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책을 만났다 #봄볕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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