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늘의 다정이 있어
지수 지음 / 샘터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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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한 사람이 되고 싶다. 심연에 자리한 차갑고 깍듯한 모서리를 깎아내고 유연하고 넓은 마음을 갖고 싶다. 어쩌면 그건 내가 엄마이기 때문이리라. 오늘도 아이는 운전대를 잡은 내 팔을 손가락으로 부비대며 달콤하게 엄마가 너무 좋다고 속삭인다. 엄마 역시 그러하다고 입으론 답하지만 기계적인 말투에 꿈떡 놀란다. 정녕 다정해지고 싶은 건 마음인지 말투인지도 생각해 볼 노릇이다.

방정 맞은 알람소리가 정적을 깨우면 나의 하루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아이를 깨우러 들어가기 전, 지난밤에 아이 머리맡에서 중얼거린 나와의 약속을 복기한다. <첫째, 몇번 말했냐고 되묻지 말자 둘째, 스스로 시간을 가늠할 수 있게 돕자 셋째, 조금만 더 아이를 믿어보자>그리고 기도문 외우듯 마음을 다잡고 태초에 성급함이라곤 없는 사람처럼 인자한 미소를 지어본다. 물론 결과는 대실패. 등교하는 너의 뒷통수에 대고 사과를 구한다. “그래도 나는 엄마 사랑해! 오늘도 힘내!”라는 말을 투척하는 네게서 다정을 배운다. 반듯한 마음방은 여전히 비좁고 침침하지만 너의 다정이 내 방에 불을 밝혀준다. 어진 어머니가 되는길을 멀고도 험난 하지만 채찍보다는 당근을 먼저 떠올리는 엄마는 되어보려 부단히 애써본다.

다정은 위로이기도 하고, 응원이기도 하고, 충고이기도 하다. #오늘의다정이있어 는 말의 힘이 아니라 태도에 대해 전하고 있다. 무의미하게 오가는 대화나 듣기 불편한 위로가 더 큰 공허함이 될 때, 곁을 내어주는 것이 어떤 작용으로 돌아오는지 들려준다. 만약 당신 근처에 물먹은 스펀지처럼 무기력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무심히 건내보시라. (위로에 서툴다면 더욱!) 이 책은 당신이 건네고 싶은 응원에 절반은 대신해 줄것이다 #샘터 #호수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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