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용 팝니다
안영은 지음, 지은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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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켠에 아주 커다란 물건 하나가 있다. 가로 1미터 세로 50센치 깊이가 1미터쯤 되며 앞면은 경첩을 달아둔 아크릴이고 천장은 망으로 숨을 쉴 수 있게 해두었다. 남편이 구성하고 주문해서 만든 유일무이한 햄스터의 집이다. 그렇게 번듯하게 햄스터집을 마련한지 두달이 되어가지만 우린 아직도 햄스터를 데려오지 못하고 있다. 분양을 받는 건 거래의 개념으로 느껴져 키울 마음 자체를 먹지 않았는데, 유기된 햄스터를 입양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서 함께 살아볼 결심을 했다. (구조률이 저조하긴 하나 교감이 어렵고 작은 체구라 쉬이 버려지는 햄스터가 많다고 한다) 전반적인 습성이나 환경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지만 울타리 안에서 키우며 바라보는 건 어항 속 물고기 만으로 충분하다는 마음이 거듭 충돌중이다.

#반려용팝니다 는 우리 가족이 갖고 있는 마음이 반영된 책이다. 거래하고 싶지 않은 마음, 가족의 기쁨을 위해 도구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 마지막까지 지켜주고 싶은 책임감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윤리적인 판단 앞에 놓여야 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말하며 반려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욕심에 화살표가 반려동물이 아닌 나를 향해 있진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다. 동물에 특성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쾌적한 집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반려인에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또한 내 생활영역을 공유하는 것과 그에 따른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미흡하지 않았나 돌아본다.

내가 반려견 입양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에 들은 질문과 이 책이 던지는 메세지의 결이 너무도 같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생후7개월의 강아지는 생후100일이 되지 않은 갓난 아이를 돌보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가 자라서 직립보행을 하고 말귀를 알아들을 때까지 부모가 24시간 떼어놓지 않고 케어하는 것처럼 강아지도 그렇게 돌보셔야 해요. 아이 역시 보이는 족족 입에 들어가는 시기가 있고 온갖 물건을 다 망가뜨리는 시기도 있지요. 앞만 보고 달려가서 쫓아가야 하는 날도요. 강아지도 그렇습니다. 이 모든 시간을 함께 할 결심이 되셨나요?” #반려용팝니다  #후즈갓마이테일 #안영은작가 #지은작가 #그림책 #호수네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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