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평짜리 밭에 1.5평은 콩에게 내어주었다. 반은 완두콩, 반은 땅콩. 나는 비릿한 맛과 떫은 맛이 돌아 못먹는 생땅콩도 와작와작 잘도 먹는 우리집 꼬마를 위해 올해는 텃밭에서 콩의 지분을 늘렸다. 어머니는 밭의 한 가운데 콩에게 내어준 초보 농사꾼들이 우습기만 하신가보다. 그도 그럴것이 시부모님의 밭에선 한 귀퉁이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작물이 콩이다. 콩은 울타리 근처에 씨만 뿌려두어도 알아서 자란다. 씨앗이 커서 한 자리에 두세개씩 심을 염려도 없어서 솎아줄 필요도 없는, 다시 말해 거저 먹는 작물이다. 완두콩, 동부콩 모두 넝굴로 자라기 때문에 밭 정중앙에 자리를 하면 다른 작물을 수확할 때 몹시 불편한데 우리의 관심은 온통 중앙자리를 내어준 콩에게 쏠려있다. 그뿐인가 병아리콩, 콩으로 만든 두부, 유부, 두유까지 잘 먹는 꼬마 덕분에 우리는 식물성 단백질을 꽉꽉 채워서 섭취 할 수 있다. 전생에 다람쥐가 아니었을까 싶게 콩에 껍질까지 싹싹 잘 먹는 콩순이에게 안성맞춤 책이 도착했다. 제목도 찬란하게 #콩팬클럽!!!! 꼬마는 자신이 좋아하는 콩보다 좋아하지 않는 편이 빠르겠다며 웃었다. 할머니 집에서 콤콤한 냄새를 풍기던 메주가 콩이고, 콩이 된장과 간장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 조금 아는 어린이 덕분에 이 귀여운 콩도감을 재미지게 참 재미지게 읽었다. #씨드북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