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비행 - 2022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박현민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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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몹시 아름답고 아릿할만치 여리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는 그 즈음에 우리는 올레길을 걸었다. 그녀는 길을 걷는 내내 잡풀이며 들꽃을 보며 아름답다 했다. 저 돌 틈 사이를 비집고선 싹을 틔우고 꽃이 되었을 시간들이 눈물겹다 하였다. 나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땅을 보며 걸었다. 우리는 몇 날 며칠을 함께 걸었다. 이름도 모를 풀꽃마다 어여삐 쓰다듬으며 곱다 했다. 선선한 바람이 보드랍게 드리울 때까지만 살아있다 찬바람이 불면 언제 여기 있었는지 모르게 말라 버릴 꽃 들이지만, 겨울바람 타고 날아가 어느 땅에 앉아 봄이 오면 또 싹을 틔우겠지… 구절마다 삶을 가꾸는 태도가 묻어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식물에 시점도 허투루 넘기지 않은 작가의 마음처럼 내 친정어머니의 시선도 그러했을 것이다.

소유하지 못할 것을 우러러보는 한계 없는 욕심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을까? 매일 목적을 향해 뛰고 있지만 아슬아슬 하루를 사는 우리 모두는 민들레와 많이 닮았다. 위태로운 세상 안에 뿌리내릴 땅을 찾는 중인 누군가에게 부디 살아남아야 한다고, 날아볼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래야만 날아볼 기회가 생긴다고! 작가만의 방법으로 열렬히 응원한다. 책의 강렬한 색채만큼이나 도시는 화려하고 강력한 자극을 제공하고 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어떤 높이에서 어느 지점을 응시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시 비행 이 왜 봄과 겨울 사이, 바로 이 계절에 출간되어야만 했는지 알 것 같다. 이름이 없어도 어느 곳에서나 독자생존이 가능한 잡초처럼, 날아든 홀씨에서부터 시작된 민들레처럼, 겨울을 잘 지나온 우리에게 봄에 정령처럼 찾아온 이 책은 선명하지만 온화하게 희망을 말한다. 이토록 또렷한 응원을 받았으니 나 역시 허황된 바람들을 쌓기보다 챙김의 온기를 찾아가는 사람으로 거듭나리라 다짐해본다 #창비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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