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앵무새 로봇 - 2023 문학나눔 선정도서, 2025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 어린이책봄 3
신원미 지음, 양정아 그림 / 봄개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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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했고, 젊었다. 그래서 결혼식과 동시에 엄마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두명으로 시작한 구성원을 셋, 넷 혹은 다섯까지 늘려가는 것은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망상에 가까운 오판이었다. 왜 그땐 지금처럼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가족은 욕심만으로 소유할 수 있는 인생에 재료가 아니라는 것을 한 생명을 품고 키워가는 과정을 어느정도 거친 후에 비로소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 아이는 내가 늙고 병들고 죽을 때 까지 부양해야 할 의무를 갖는걸까? 기대고 의지한다는 것에 의미를 생각해본다. 수용하고 지지하며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라면 누구라도 가족이 될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부부 중심으로 이어져 온 가족의 형태를 재정의 내릴 필요가 있다.

#내동생은앵무새로봇 은 길 잃은 강아지 까망이가 할머니에 반려견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가족을 꾸리고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홀로 늙어가는 노인에 이야기는 머지않은 미래에 나 역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 과제라 생각하니 잠시잠깐 상념에 빠지게도 된다. 고령화에 진전으로 젊은 세대의 경제적 부양 부담이 늘어남으로 인해 청년층의 노인 혐오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이다. (나 역시 몰지각한 노인들에 봉변을 당해보지 않은건 아니지만) 과거에 그분들에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경제성장도 없었을거라는 전재를 품는다면 조금은 감내가 가능하다.

국가가 고민해야 할 다양한 문제 중에 고독사는 인권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태어나고 죽는 것, 그리고 배우는 것에서 만큼은 평등할 수 있도록 사회가 나서야 한다면 개인도 힘도 보태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에 발전을 유용할 수 있도록 돕는것이 지식인들에 물적 영역이라면 인적 영역은 누구라도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서적 부분은 꼭 인간이 아니라도 무방하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기도 하다. 노인의 정서적 결핍과 생과의 존엄한 이별을 위한 제도적 마련이 필요한 때에 만난 이 책의 주제는 쉬이 넘길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온다 #봄개울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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