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는 지구에서 뉴온 3
장한애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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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이 뭔지도 모르던 아이가 띠부실이란 목표가 생기고, 러브다이브 노래에 붙은 농염한 표정과 안무를 배워와서 펼쳐 놓는다. 유행에 민감해 본 역사가 없는 나로서는 아이의 춤사위가 너무도 낯설지만 그때마다,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유행하는 것들 몇가지는 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하고 예습을 통해 아이돌 그룹 몇개 정도는 입력하는 것이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던 선배님들에 조언은 도움이 된다. 목젖을 때리는 잔소리를 입술까지 보내지 않고 꿀꺽 삼켜본다. 앞으로 점점 더 내 아이의 생경한 면모를 보게 될텐데 적당한 거리에서 침묵과 인정을 적절히 섞어가야 할텐데 아직은 준비가 덜 되었다. 하지만 가능하면 선을 긋기보다 궁금해 하는 것으로 내 자리를 지켜보고자 한다.

내 사촌언니가 ‘박진영의 엘레베이터 안에서’ 라는 노래를 따라부르며 춤까지 추는 것을 보고 들은 온 가족이 경악했던 장면을 떠올리면 과거에도 현재에도 선정적 문화는 늘 존재해왔다. 어른은 대중문화가 아이들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전재하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지만 실은 아이들에게는 유행하는 것을 따라하는 놀이에 불과하다는 것쯤으로 흘러가게 두는 태도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엘레베이터 안에서 으으으응~ 사랑을 나눈다는 노래를 듣고 자랐지만 그런 일은 내게 일어나지 않은 것 처럼 말이다. 그 누구라도 편견에 갇혀 있을 때 오해에 불씨를 품기 마련이다.

#홈스테이는지구에서 는 여러 별에서 떠나 온 우주여행자들이 각자의 사연을 갖고 지구에 발 디디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담은 작품이다. 이물감 없이 술술 읽혀버리는 것에 내가 왜 이토록 감정에 동요가 없는지 들여다보니 극복과 좌절은 지구인으로 사는 동안 숨쉬는 것처럼 계속 되는 업보와도 같기 때문이다. 경미한 수준으로 지나간다는 것을 몸소 배웠기 때문에 이 책에 내용들이 쉬이 읽히는 것 같았다. 더불어 청소년, 청년기를 지나 이제는 기성세대에 더 가까이 가고 있는 내가 가져야 할 가짐은 홈스테이 호스트처럼 아이를 바라보는 덕목이라는 점도 되새겨 본다. 조바심이 나겠지만 내가 먼저 고통 속에 들어가서 기다리진 않겠다고 말이다. 아이들은 본인이 속한 작은 사회속에서 각자에 개성을 존중하고 협치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있다. 따로 보면 저마다 뚜렷한 아이들이 우리가 되는 과정을 핑크 유니버스 라는 말에 걸맞게 들려주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웅진주니어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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